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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판 깨질지 몰라"… 軍, 워치콘 2로 격상 일전불사 태세

입력
2015.08.2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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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위성·정찰기 등 총동원

F-15K·F-16전투기 출격

한미 양국 무력시위 병행

대북 확성기 11곳 방송도 계속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재개된 23일 경기 연천군 중서부전선에서 완전무장한 육군 장병들이 다연장 로켓을 설치,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연천=연합뉴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재개된 23일 경기 연천군 중서부전선에서 완전무장한 육군 장병들이 다연장 로켓을 설치,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연천=연합뉴스

22~23일 열린 고위급접촉에도 불구하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간 일촉즉발의 대치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 군은 최고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전방지역에서 동시다발 교전이 발발할 가능성까지 대비하며 북한과의 일전도 불사할 태세다.

한미 군 당국은 21일 저녁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워치콘 2’는 북한의 도발위협이 현저할 때 발령하는 것으로 첩보위성과 정찰기 등 정보자산이 총동원돼 북한 지역을 샅샅이 감시하는 단계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로켓 발사 전후의 상황과 위협의 심각성 수준이 유사하다는 의미다. 20일 북한의 화력도발 직후에는 ‘워치콘 3’을 유지하다가 하루가 지나서야 한 단계 올린 것은 갈수록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우리 군은 고위급접촉을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되는 과정에 오히려 워치콘 격상으로 맞섰다. 남북간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북한이 언제든 판을 깨고 나가면 다시 군사적 긴장이 격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23일 “우리 군은 회담 결과보다는 북한군이 전방에서 어떤 태세로 있는지, 도발할 수 있는 수단을 얼마나 현실화시켰는지에 맞서 대비하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회담만 너무 쳐다보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의 무력시위도 시작됐다. 21일 오전11시부터 2시간 동안 공군의 F-15K전투기 4대를 전방지역 상공으로 띄우자 주한미군도 F-16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대북 연합방위태세를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키리졸브 연습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을 조성했지만 미군이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키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주저한 전례도 있다.

군 당국은 또 하루 3차례, 10시간 정도 진행되는 전방지역 11곳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중단하지 않고 있다. 21일 저녁 남북 고위급접촉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대북 방송을 계속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설령 확성기를 타격하더라도 그에 대응해 어떤 보복조치를 취해야 할지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다련장로켓(천무)를 비롯해 포병부대의 최첨단 화력을 전방지역으로 한껏 끌어올린 상태다. 또한 우리 군이 DMZ에 집중하는 틈을 노려 해상에서 성동격서식으로 벌어질지 모르는 북한 잠수함의 공격에 대비해 대잠전력의 초계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반면 공중에서는 우리의 우세가 확고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것은 사실상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군도 그에 대응에 총력전으로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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