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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24년 수족’, 김성회 비서실장 사임

입력
2015.08.12 18:31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24년 동안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 곁을 지켜왔던 김성회(72) 비서실장이 사임했다.

1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 비서실장인 김 전무는 최근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신 총괄회장을 가장 가까이서 보필해 온 김 전무는 1971년 롯데제과 연구원으로 롯데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2년부터 1990년까지 일본 도쿄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신중하고 치밀한 일 처리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1992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전신인 기획조정실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의 그림자로 지내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이 예고 없이 경영 현장을 방문할 때에도 김 전무만은 빠짐없이 동행했다. 김 전무는 또 계열사의 복잡한 현안들을 신 총괄회장에게 전달하고, 회장의 뜻이 제대로 경영에 반영되도록 조율 역할을 맡는 등 사실상 신 총괄회장의 수족 역할을 해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을 보좌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언제나 임무에만 충실했던 롯데그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고 김 전무를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심신 쇠약과 건강 이상을 호소해온 김 전무는 며칠 전 직접 신 총괄회장에게 “더 이상 건강 때문에 업무가 어려울 것 같다”고 간청했고, 신 총괄회장은 24년 가신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줬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 전무가 불면증이 심했는데, 최근 사태를 겪으면서 불면증이 더 심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이에 따라 후임 정책본부 소속 총괄회장 비서실장에 이일민(56) 전무를 임명했다. 이 전무는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을 거쳐 2008년부터 정책본부 비서실에서 일해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보좌하다 올해 들어 신 총괄회장 비서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선 이번 비서실장 교체에 대해 신 총괄회장을 견제하려는 신 회장의 전략적 인사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신임 이 전무는 무색 무취한 인물로 전혀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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