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 인식 계승 밝혀라" 박 대통령, 아베 거듭 압박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일본 정부가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확실하게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출발시키려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올 들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여덟 명이 별세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하는 종전 70년 담화 내용을 놓고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무라야마 담화(종전 50주년)와 고이즈미 담화(종전 60주년) 등에 담긴 식민지 지배와 침략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표현을 아베 총리가 명기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카다 가쓰야 일본 민주당 대표를 만나서도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 담화에서 역대 내각의 인식을 재확인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박유년 할머니가 머나먼 이국 땅에서 투병 중에 93년의 한 많은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이 생전에 불행했던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명예와 존엄을 회복시켜 드리지 못해 애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해결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해 과거사에 대한 아베 총리의 태도 변화를 재차 요구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