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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미쓰비시 “한국 징용피해자는 법적상황 달라”

입력
2015.07.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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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 강제징용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머티리얼이 다른 국가 전쟁포로들에게도 사과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한국인 피해자에 대해선 법적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22일 AP에 따르면 이 회사 사외이사인 오카모토 유키오는 이날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회가 있다면 우리는 같은 사과를 할 것”이라며 미쓰비시머티리얼이 영국과 네덜란드, 호주의 전쟁포로에게도 앞서 미군 피해자들에게 한 것처럼 똑같이 사과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카모토 이사를 비롯한 미쓰비시 머티리얼 대표단은 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미군 포로 징용 피해자와 가족들을 만나 과거 강제노역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또 중국인 강제노역 징용자들과도 원만한 해법을 찾고 싶다고 언급했다. 오카모토 이사는 “개인적으로 중국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배상금 요구 소송을 하고 있어 해법은 돈과 관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카모토 이사는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법적인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는 미쓰비시머티리얼의 계열사인 미쓰비시 중공업이 현재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손해배상 책임을 두고 소송 중이라는 점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AP는 일본이 1910년 한국을 강제병합했기 때문에 당시 조선인은 법적으로 일본 국민으로 볼 수 있다며, 1938년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다른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징용된 것이란 일본 측 주장을 곁들였다.

오카모도 이사는 “한국의 국가 정체성을 지운 합병에 대해 나는 애초부터 근본적인 죄라고 말했다, 우리는 한국인들이 본래 이름과 언어를 쓰지 못하게 했으며 일본 신도(神道)를 강요하기도 했다”며 과거 강제합병에 대한 일본의 잘못은 인정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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