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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논란'…악마의 편집은 '뫼비우스의 띠'?

입력
2015.07.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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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프로듀사' 속 라준모PD(차태현 분)는 편집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편집은 포기지. 더 좋은 걸 택하고 그냥 좋은 건 포기하는 거. 욕심 냈다가는 다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횟수로 4년째, 매년 '포기'를 못해서 편집 논란에 휩싸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Mnet '쇼미더머니'다. 서바이벌 오디션에 맛깔나게 녹여낸 드라마가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았다. 원곡의 느낌을 살리고자 최소화한 편집 장면은 논란의 타깃이 됐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오명에도 매 시즌 어김없이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 일었던 '쇼미더머니'의 편집 논란을 곱씹어봤다. 과연 이번 시즌은 달라질까.

시즌 1. '음주 래퍼' 치타에게도 할 말은 있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의 우승자로 유명한 래퍼 치타지만, 무명시절엔 '미운 오리새끼'였다. 2012년 시즌 1에서 치타는 래퍼 가리온과의 공연 첫 연습날부터 술을 먹고 지각했다. 여기에 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등 불성실한 모습으로 눈총을 샀다.

태도 논란이 일자 치타는 "술은 안 마신 것도, 안 늦은 것도 아니기에 거기에 대해서는 변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내가 만취해서 많이 늦은 걸로 나왔지만 다소 과장되고 오해도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무대가 극적이게 잘 보여진 거라면 제 한 몸 희생했다고 생각한다"고 편집에 과장된 부분이 있었음을 밝혔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출신 여성 래퍼 치타. 신인 시절 태도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출신 여성 래퍼 치타. 신인 시절 태도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시즌 2. 렉시 "내가 왜 쓰레기 취급?"

가수 렉시는 프로듀서 이현도와의 갈등 장면 때문에 하차 의사까지 밝혔다. 2013년 래퍼 지조에게 패배한 렉시는 자신의 공연 순서에 불만을 품고 이현도에게 항의했다. 날이 선 대화가 오고갔고 그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렉시는 sns를 통해 억울함을 표출했다. 그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 딱 하나만 말씀드리면 선공후공이란게 결과에 아주 중요하고 현재까지도 미션을 하고 있다. 그 이야기 중 나온 언급에 내가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되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발언이 화제가 되자 그는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하차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편집에 왜곡이 없었다'고 밝히고 렉시의 하차설을 부인하는 공식입장을 발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시즌 3. 너도 나도 피해자 주장…진흙탕이 돼버린 방송

시즌 3에서도 '악마의 편집'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속출했다. 시작은 래퍼 타래였다. 3차 오디션에서 떨어진 타래는 심사평 도중 뛰쳐나가는 행동으로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sns에 "중간에 박차고 나갈 정도로 예의 없이 살지 않았다. 말씀 듣고 나갔다. 설마 선배들에게 그런 멘트 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후 타래는 '쇼미더머니' 디스곡까지 발표하며 편집에 불만을 드러냈다.

래퍼 스내키 챈도 파트너와 협업하지 않는 모습으로 입방아에 오르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sns에 "오늘 방송 못 봤는데, 내 모습이 싸가지 없게 나왔다고 한다. 악마의 편집 피해자다. 하지만 사랑과 전쟁은 수단을 가지리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래퍼 김성희는 "길었던 대화 내용 나머지는 편집이 되고 자극적인 부분과 타블로 심사위원이 오해하는 리액션만 방송에 나오게 됐다"고 답답해했다.

래퍼 타래는 Mnet '쇼미더머니 3' 출연 이후 편집에 희생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타래 sns 캡처
래퍼 타래는 Mnet '쇼미더머니 3' 출연 이후 편집에 희생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타래 sns 캡처

시즌 4. '힙합문화' vs '여성비하'…송민호 가사 논란

남성그룹 위너 멤버 송민호의 경우 미션 수행에 대한 과욕이 독이 됐다. 그는 지난 10일 3차 오디션에서 "MINO(송민호의 영어 이름) / 딸내미 저격 /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의 랩을 펼쳤다. 특출난 실력으로 심사위원의 칭찬을 받았지만, 방송 이후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항의 성명을 내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한민국 여성에게 성적인 모욕감을 줬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제작진은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다. 편집에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고 송민호 역시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거 같다"며 즉각 사과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사과를 받아들였다.

방송 3회부터 불거진 편집 논란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힙합문화의 하나인가, 몰상식한 행동인가를 두고는 아직도 말이 많다. 하지만 제작진이 국내 정서와 해외 힙합문화 간의 충돌 문제에 대해 간과한 것은 사실이다.

17일 오후 방송에서는 세계적인 래퍼 스눕독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애청자들의 기대가 한껏 올랐다. 제작진이 "편집에 신중하겠다"고 한만큼 4회는 보다 건강한 방송을 즐길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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