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겨내자" 문재인ㆍ남경필 또 손잡았다

입력
2015.06.0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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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ㆍ경기도 합동 현장대책회의

文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리자"

南 "정치권은 공포 확산 막아야"

대권 라이벌 두 번째 정책 연정

문재인(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5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도청에서 메르스 합동 현장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수원=연합뉴스
문재인(오른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5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도청에서 메르스 합동 현장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수원=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가 ‘메르스 사태’ 해결을 위해 다시 손을 맞잡았다. 초당적 행보로 풀이되는 두 사람의 재회는 지난 3월 ‘생활임금제’를 주제로 한 만남 이후 석 달 만이다.

문 대표는 5일 메르스의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경기 수원 경기도청을 찾아 남 지사와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표는 새정치연합과 경기도, 경기교육청의 합동 메르스 현장대책회의에서 “지금은 서로 다툴 때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을 때고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리자”며 “우리가 메르스를 이길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정치인이 공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기도에서 적극적으로 상황에 잘 대처하고 있으나 자원이 많이 부족할 것”이라며 “필요한 것을 얘기해 달라”고 전했다.

이에 남 지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메르스 질병과의 전쟁과 공포심과의 전쟁,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메르스와 전쟁은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들이 총력을 기울일 테니 정치권이 책임을 다해 막연한 공포와 불안의 확산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남 지사는 “확진 검사가 진행될 동안 의심환자를 격리할 수 있는 병상이 필요한데 공공의료 기관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민간병원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 차원의 정확한 보상지원 약속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에게 “8일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한 국회 현안 질의를 정부에 대한 추궁보다는 남 지사가 요청한 긴급지원 대책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문 대표 측 제안으로 이뤄졌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서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당내 갈등 수습의 동력을 얻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남 지사 역시 예정된 일정까지 미루고 문 대표와 만남에 적극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또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메르스 대책 논의를 위한 ‘3+3 회담’을 7일 열자고 제안해 김 대표로부터 적극 호응을 얻는 등 메르스 사태 해결을 계기로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표가 혁신위원회 출범 이후 당 내홍 수습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제2 연정’을 통해 여당과도 유연하게 소통하는 대안정당 이미지를 강조해 당의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통 큰 행보로 차기 대권주자의 면모를 과시하려 한다고 분석이다.

한편 문 대표는 남 지사 면담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ㆍ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직접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청와대의 박원순 때리기에 맞대응했다.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을 직접 비판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는 박 시장을 옹호하면서 청와대의 무능과 무대책 등을 부각시켜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박상준기자buttonpr@hankookilbo.com

수원=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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