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뚫렸다

입력
2015.06.05 17:43

70대 女, 평택 자가격리 불응

순창 무단 방문… 마을 봉쇄

전북 순창군 한 마을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해 마을 전체가 봉쇄됐다.

이 감염자는 경기 평택시에서 메르스 의심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상태에 있었으나 무단으로 순창으로 이동해 머물다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북도는 4일 오후 고열 증세를 보인 A(여·72)씨에 대한 1차 검사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5일 밝혔다. 전북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건 처음이다.

A씨는 4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순창의 한 병원을 방문했고 A씨의 며느리가 보건 당국에 신고해 전북도내 국가지정격리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서 1차 검사를 벌인 결과 양성판정이 나왔다. A씨는 지난달 14~21일 메르스 최초 확진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했다가 22일 퇴원한 뒤, 평택에 거주하는 아들 집에 머물도록 자가격리 지시를 받았으나 무단으로 순창에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병문안을 온 A씨의 아들도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15번째)을 받았다.

전북도는 “A씨가 사는 마을에 경찰과 공무원 등을 배치해 사실상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A씨와 접촉했던 의료진과 병원 환자는 63명, 마을주민은 105명이며, 이중 135명은 자가격리하고 33명은 능동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도 보건당국은 이날부터 마을 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메르스 관련 검사에 나섰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주민에게는 긴급 생계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도청과 14개 시ㆍ군에 24시간 비상 근무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전북지역에서 열릴 예정인 각종 체육ㆍ문화 행사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이 여파로 순창지역 22개교(유치원 7곳, 초등학교 7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3곳)가 이날 임시 휴업했고, 인근 장수지역도 초등학교 4곳이 휴업했다.

이처럼 호남마저 뚫리면서 이제 남은 메르스 청정 지역은 충북, 강원, 영남, 제주 등만 남았다.

강원지역에선 평택의 한 병원에서 확진 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진 이모(23ㆍ여)씨 등 8명의 의심환자가 발생했지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대구ㆍ경북에서는 최근 회사 취업을 위해 평택 등을 방문했던 구미의 고교생 3명이 발열증세를 보였으나 역시 음성판정을 받았다.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도 아직까지 메르스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순창=최수학기자 sh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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