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국인 환자 '거짓말' 기소 검토"

입력
2015.06.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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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위생국장 "공항 통과 때

메르스 환자 접촉 등 부인

中서 돌아오면 법적 조치 고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홍콩 당국이 한국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코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이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인 한국인 남성 A(44)씨가 홍콩으로 돌아오면 지난달 26일 홍콩 공항에서 의료 담당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코 국장은 이날 메르스 대응책 논의를 위해 열린 입법회 특별 회의에 출석해 A씨에 대한 기소 여부를 묻는 의원의 질의에 “이 남성이 공항을 통과할 때 거짓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 국장은 또 “현재 율정사(법무부 격)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율정사가 조건과 증거가 충분하다는 견해를 보인다면 법적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 남성이 향후 홍콩으로 돌아와야만 법 집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주 홍콩 공항에서 의료 검역을 거친 뒤 중국 광둥성에 가는 버스에 탑승하기 전까지 수 시간 동안 홍콩에 머물렀으며 이후 중국에서 메르스로 확진을 받아 현재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 병원에 머무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후이저우시 위생국 쉬안가오(許岸高) 국장은 4일 광저우시에서 발행하는 신식시보(信息時報)와의 인터뷰에서 A씨는 입원 초기에 증상이 악화했지만 현재는 안정을 찾았다고 밝혔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A씨는 홍콩 공항에 도착했을 때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공항 의료 담당자가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 여부, 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의료기관 출입 여부 등을 물었지만 이를 모두 부인했다.

한편 코 국장은 “보건당국이 홍콩과 서울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에 기내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말했다”면서도 홍콩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할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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