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국 병원 가지마라"… 의료 한류도 타격

입력
2015.06.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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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수도권 여행 경보 '경계' 격상

中, 비행기 착륙 전 증상 보이면 격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격리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감염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와 우려가 더욱 심화된 가운데 3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격리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감염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와 우려가 더욱 심화된 가운데 3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관광에 이어 ‘의료 한류’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코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3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 “메르스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을 방문할 경우 의료기관에 가는 건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며 “성형외과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메르스 환자가 대부분 병원에서 감염이 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사실상 홍콩 시민들에게 한국 의료기관에는 가지 말 것을 당부한 것이다. 코 국장은 이어 “한국이나 중동 지역을 여행할 때는 반드시 조심해야 하며 위험도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쉬수창(許樹昌) 홍콩 중원(中文)대 교수도 “한국에 있는 홍콩 시민들은 가능한 한 병원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고 중신망(中新網)이 전했다. 홍콩 보건 당국은 사실상 한국에서 오는 모든 승객들을 특별 감시 대상으로 보고 있다. 홍콩 여행업체들은 최근 한국행 여행이 10~30%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만 위생국 질병관리서는 한국 수도권 지역의 여행 경보 수준을 2단계인 ‘경계’(Alert)로 격상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도 1단계인 ‘주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만 여행 경보 수준은 3단계가 경고, 4단계가 여행 금지이다. 대만 관광국은 6~9월 한국행 대만 단체 관광객 중 2,000여명이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시는 비행기 착륙 전 고열 여부 등을 보고하도록 해 증상이 있는 승객은 아예 비행기에서 내리지도 못하도록 했다.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베이징출입국검역국은 최근 항공사들에게 공항에 도착 전 기내 방송으로 메르스 감염 국가를 다녀온 승객은 반드시 신고하도록 안내할 것을 지시했다. 또 고열 등 이상 증세를 보이는 승객을 발견했을 때는 일단 기내에 격리,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했다. 이러한 승객은 의료진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검진을 마치고 이상이 없을 때만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다.

한편 중국 광둥(廣東)성은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K(44)씨와 접촉한 이들 중 아직 격리하지 못한 9명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홍콩 당국은 K씨가 자국으로 돌아오면 의료진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그를 기소할 수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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