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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망 환자 2명… 우려했던 '3차 감염'까지

입력
2015.06.02 07:57
최초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50대 여성이 수도권의 병원에서 숨져 보건당국이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에 나선 가운데 1일 오후 수도권 어느 병원의 응급의료 센터 모습. 연합뉴스
최초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50대 여성이 수도권의 병원에서 숨져 보건당국이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에 나선 가운데 1일 오후 수도권 어느 병원의 응급의료 센터 모습. 연합뉴스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 중 사망자가 2명이 나왔다. 6명이 추가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아 국내 메르스 확진자도 총 25명(사망자 2명 포함)으로 늘었다. 이중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은 ‘3차 감염’도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일 “1일 급성호흡기부전으로 사망한 58세 여성은 메르스 검사 결과 양성으로 최종 판정됐다”고 밝혔다. 또 치료 중이던 6번째 환자 F(71)씨 역시 이날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한 2명은 모두 보건당국의 방역망에서 빠져 있다 뒤늦게 통제체계에 들어 온 사람들로, 특히 첫 사망자 S(58ㆍ여)씨는 보건 당국이 6일 동안 첫 메르스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등 완전히 놓친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방역 체계에 대한 거센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이 여성은 25일 메르스 환자가 다수 발생한 B병원에서 사망한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의료진은 이 사실을 모르고 별도의 격리 조치 없이 치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31일이 되어서야 보건 당국으로부터 (메르스 의심)사실을 통보 받고 부랴부랴 격리했지만 다음날 사망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자 중 첫 번째 사망자가 된 S(58)씨는 천식과 고혈압, 의인성 쿠싱 증후군(관절염에 의한 스테로이드 복용이 원인) 등으로 5월 11일부터 B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68)씨가 이 병원에 같은 달 15~17일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A씨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다. S씨는 상태가 악화돼 25일 병원을 옮기던 중 갑자기 상황이 나빠져 화성의 모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당시부터 혈압 측정이 안 되고 산소 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위중해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와 혈액 투석 등 생명유지 치료만 해오다가 지난달 31일에서야 메르스 의심환자로 지정돼 중환자실 내 음압격리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첫 번째 사망자를 담당한 주치의는 “사망자의 기저질환이 면역력 약화 및 호흡기 질환의 발병과 관계가 있으며, 메르스 감염 후 임상 경과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사망자는 28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격리되어 치료를 받던 6번째 환자 F(71ㆍ남)씨다.

F씨 역시 기저질환으로 염증성 중증 폐질환인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COPD)을 앓아왔다. 2011년에는 신장암으로 신장척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씨 역시 B병원에서 발열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중 메르스 첫 환자 A씨와 같은 B병원 8층환자로 병동에서 접촉한 걸로 추정된다.

두 명의 환자 모두 메르스 감염 이전부터 중증의 기저질환이 있기 때문에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상태가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고령과 기저질환자의 경우 예후가 좋지 못해 메르스 감염에 따른 사망 위험이 컸다며, 아직까지는 큰 불안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환자가 25명으로 느는 등 국내 메르스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환자 수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세 번째로, 메르스 환자 다발국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한편 1일 밤 늦게 추가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2명은 16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P(40)씨와 접촉한 이들로, ‘3차 감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첫 3차 감염자가 된 Y(73), Z(78)씨는 P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바로 전 머물렀던 병원의 같은 병실에서 5월 28~30일 치료받던 환자들이다. P씨는 첫 환자 A씨와 같은 B병원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로 당초 자가 격리대상에는 포함이 안 됐다가 보건당국의 재역학조사에서 뒤늦게 환자로 확인된 사람이다.

첫 메르스 환자 A씨와 B병원에서 접촉한 환자와 환자 가족 4명도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들은 지난달 15~17일 B병원 동일병동에서 A씨와 접촉한 입원 환자 U(40)씨와 환자 보호자 T(60ㆍ남)씨·W(59ㆍ여)씨·X(39ㆍ여)씨로, T씨는 16~17일, W씨와 X씨는 15~17일 A씨가 입원한 기간과 겹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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