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서 연명 치료… 역학조사 중 숨져"

병원 측 "입원 6일 만에 복지부에서 연락"

양성 확진돼도 직접 사인 규명 어려울 듯

최초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50대 여성이 수도권의 병원에서 숨져 보건당국이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에 나선 가운데 1일 오후 해당 병원 관계자가 숨진 여성의 입원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사망자 S씨(58ㆍ여)는 감염자가 집중 발생한 B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였다. B병원은 국내에 메르스를 전파시킨 첫 환자 A씨가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옮겨지기 전 방문했던 4군데 병원 중 두 번째 의료기관이다. A씨는 지난달 15~17일 B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메르스 확진자 18명 중 15명이 이 병원에서 나왔다.

S씨 역시 A씨와 같은 8층 병동에 입원 중이었다. 보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여성은 천식과 신장 투석 질환 등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S씨는 B병원에서 메르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하자 25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상태가 악화돼 경기도의 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그동안 중환자실에 입원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S씨를 치료했던 병원 관계자는 “25일 내원할 당시부터 혈압 측정이 안되고, 산소 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와 혈액 투석 등 생명유지 치료만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31일 오후 8시쯤 보건복지부로부터 연락이 와 S씨가 의심환자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 의료진을 격리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온 지 6일만에 메르스 의심환자인 점을 알게 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락이 온 지 18시간이 지난 오늘(1일) 오후 2시쯤 복지부 역학조사관이 병원에 왔고, 샘플을 채취한 뒤 조사가 진행되던 오후 3시57분쯤 급성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S씨의 메르스 감염 여부는 2일 오전쯤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S씨는 당초 천식과 신장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양성으로 확진될 경우에도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메르스 감염 때문인지를 가리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A씨와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와 보호자 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해 대처하겠다는 보건 당국의 공언과 달리 S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중증이었는데도 유전자 검사가 늦었던 것으로 드러나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될 경우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메르스 발병 숫자가 세번째로 많은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 메르스와 관련해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는 12개국이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수원=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