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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았다는 이유로…北 현영철, 반역죄로 '공개처형'

입력
2015.05.13 09:17

국회 정보위 보고…軍행사서 졸고 지시불이행·불만표출로 '불경'

지난달 30일 평양내 군관학교서 수백명 참관중 고사포로 처형

"김경희 이상징후 없다…CNN 독살설 보도 근거없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불경죄'로 숙청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좌측 첫 번째)이 같은 달 24∼25일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지난달 26일 보도한 것으로 김 제1위원장이 회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현 전 부장이 눈을 감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조는 듯이 앉아 있어 꼿꼿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대조된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불경죄'로 숙청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좌측 첫 번째)이 같은 달 24∼25일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한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지난달 26일 보도한 것으로 김 제1위원장이 회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현 전 부장이 눈을 감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조는 듯이 앉아 있어 꼿꼿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대조된다. 연합뉴스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우리의 국방부장관에 해당)이 지난달 30일께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이같이 브리핑했다고 김광림 정보위원장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현 무력부장은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꼽히는 군내 실력자였고, 재작년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숙청 처형된 인사중 가장 권력 서열이 높은 고위급 인사여서 북한 내 권력구도 재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 무력부장은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으며,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부분 등이 '불경', '불충'으로 지적돼 '반역죄'로 처형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현 무력부장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오고서 2~3일 만에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포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지난 6개월간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등 김 위원장의 측근 간부들도 숙청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현영철 숙청은 과거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 때와 달리 당 정치국의 결정 또는 재판절차 진행 여부에 대한 발표 없이 체포 후 3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구체적 숙청 사유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장성택 처형의 주요 사유였던 '양봉음위'(陽奉陰違·겉으로만 따르고 속으로는 따르지 않음)도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번 현영철 숙청 사건이 김 위원장의 '공포 통치'와 핵심 간부들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반대로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지난해 5월 독살됐다는 최근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대해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국정원은 김경희의 신변에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으며, 현재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월 평양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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