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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는 성장ㆍ안보 강조 '右클릭'

입력
2015.04.0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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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은 2월 문재인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유능한 경제 정당’과 ‘안보 정당’의 투 트랙을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분배를 우선시 하던 과거와 달리 성장과 분배를 함께 고민하고,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언급하는 등 우클릭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정당 사상 최초로 6~8일 국회에서 진행한 ‘다 함께 정책 엑스포’ 는 ‘경제 정책 엑스포’라 불릴 만큼 조세, 복지, 최저임금, 일자리,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등 다양한 경제 이슈를 다뤘다. 특히 문재인 대표(소득주도성장론)를 시작으로 안철수 의원(공정성장론), 박원순 서울시장(복지성장론), 안희정 충남지사(경제친화형복지론)까지 당내 차기 대권 유력 후보들이 자신 만의 경제성장론을 제시하며 정책 경쟁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새정치연합이 경제 정책, 그 중에서도 성장에 눈길을 준 것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성장과 분배를 함께 고민하는 경제를 핵심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 당내 구성원 모두 동의하고 있음을 확인한 계기”라며 “큰 틀은 만들었으니 이제 그 알맹이를 채워가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세월호나 자원외교 등을 소재로 정부ㆍ여당 책임론을 들고 나와 투쟁한다고 해서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면서 “경제를 잘 알고 경제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보여줄 수 있어야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고 아직까지는 그 방향이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의 변신은 안보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특히 문 대표가 특전사령부 공수 부대 출신인데다 방산 비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을 십분 활용해 정부, 여당의 ‘안보 무능’을 공격하고 있다. 문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정말 안보에 무능하고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에) 군대 안 갔다 온 분들도 많은데 입만 열면 안보를 최고로 생각하는 것처럼 늘 야당을 상대로 종북몰이를 하는 것 아니냐”고 도리어 날을 세웠다.

새정치연합은 안보 분야의 우클릭을 통해 새누리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의 ‘종북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4.29 재보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과거처럼 종북 이슈를 집중 부각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문 대표의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원내 교섭단체 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안보 정당을 위한 정책과 콘텐츠를 제시하지 못하면 새정치연합은 역공을 받을 수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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