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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 찬성 최다 이유 "진상 규명"

입력
2015.04.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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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이유로 "유족들이 원해서"

"역사적 교훈으로 남겨야" 順

반대 최다 이유는 "비용 부담"

5일 한국일보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선체를 인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엇갈렸다.

선체 인양 찬성 이유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인양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7.2%(365명)로 가장 높았다. 두 명 중 한 명꼴로 선체를 인양해 참사 발생과 승객구조 실패 원인 등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사고 유족들이 인양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라고 답한 이들도 찬성 답변자 중 27.0%(208명)를 차지했다. 진상규명과 함께 선체에 남아 있을 실종자를 수습하기 위해 인양을 해달라는 유족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응답이었다. ‘배를 인양해 이번 참사를 역사적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답변한 이들도 23.6%(182명)나 됐다.

연령대별로 보자면 30대(61.6%)와 40대(52.2%)에서 인양의 이유로 진상규명을 꼽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19~29세 응답자는 ‘진상규명을 위해서’(40.6%)라는 답변과 ‘유족이 원하기 때문에’(39.3%)라는 답변 비율이 비슷했다.

지역별로는 편차가 컸다. 대전ㆍ충청권에선 ‘교훈을 남기기 위해’(35.3%), ‘유족이 원하기 때문에’(32.0%), ‘진상규명을 위해’(31.5%) 순이었다. 대구ㆍ경북 지역에선 ‘유족이 원하기 때문에’(34.2%)가 ‘진상규명을 위해’(33.2%)보다 많았다. 이는 진상규명 목적(56.0%)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광주ㆍ전남ㆍ전북 지역과 대비됐다. 선체 인양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도 광주ㆍ전남ㆍ전북에서는 82.3%가 찬성한 것에 비해 대구ㆍ경북은 71.5%로 찬성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선체 인양을 반대하는 이들은 경제적 비용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웠다. 전체 179명 가운데 50.0%가 ‘인양에 들어가는 돈을 유족보상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인양 비용은 정부 공식발표가 없어 아직까지 정확한 액수를 알 수 없지만, 대략 1,0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답변은 40대(51.9%), 50대(58.0%), 60대 이상(53.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제적 비용 문제의 뒤를 이어 ‘인양 과정에서 안전사고 등으로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26.9%), ‘인양을 하면서 또 다른 갈증과 후유증이 생길 우려가 있다’(20.5%)는 응답이 인양 반대 이유로 꼽혔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체 인양은 진상규명과 실종자 수습 등 참사의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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