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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가 "세월호 문제 관심"… 국민들 참사 후유증 앓는다

입력
2015.04.06 04:40

40대 연령층서 관심 가장 높아, "희생 학생 또래 자녀 둬 영향"

20, 30대 "정부가 대응 잘못한다", 부정적 평가 80% 넘어

"재난 대응력 향상 안 됐다" 70%, 정부에 불신ㆍ불만 거의 안 변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세월호 피로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여전히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대응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등 정부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국민적 아픔’이었던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국민 75%, “세월호 문제 관심 있다”

5일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현 시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75.2%가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23.4%는 ‘매우 관심 있다’, 51.8%는 ‘다소 관심 있다’는 응답자였다.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40대(79.3%)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세월호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관심이 없다’는 응답은 50대(29.6%)와 60대(25.7%)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의 4분의 3이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 우리 사회가 더 좋아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대응에 66%가 “잘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66.2%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30.8%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 35.4%는 ‘잘못하는 편’이라는 응답자였다. 이런 부정적 평가에 대해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의 대응은 여야 합의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가를 주축으로 곧바로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외국과는 대조적이었다”며 “정부가 시스템을 고치는 작업보다는 희생양 찾기에 몰두한 것으로 비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19~29세(87.9%)와 30대(84.2%), 계층별로는 학생(90.8%)과 화이트칼라(82.7%), 지역별로는 광주ㆍ전라도 지역(81.2%)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0대(56.7%)와 50대(42.0%), 주부(40.1%)와 자영업(39.8%), 대구ㆍ경북 지역(40.8%)에서 높게 집계됐다.

정부 대응능력 향상 평가에 부정적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재난 및 안전관리 대응능력이 이전보다 ‘향상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70.0%나 됐다. 반면 ‘향상되었다’는 응답은 25.7%에 그쳤다. 조직개편 및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발표 등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것으로 비춰볼 때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학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이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렵다”면서도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단순 해상사고나 교통사고 정도로 인식한다면 국민들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이 달라졌다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48.6%는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답했고, 43.8%는 ‘이전보다 사회 갈등이 심화됐다’고 응답했다. 5.5%만이 ‘이전보다 완화됐다’고 답했다. 설 교수는 “큰 사고를 계기로 국내 갈등이 해소되기도 하는데, 세월호 참사는 그런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원인 규명이 지연되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지겹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갈등이 증폭되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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