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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복지, 60대 이상 선호… 연령 낮을수록 "비례적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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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복지, 40대·자영업자 많아, 비례적 복지는 중간층서 지지 높아
"경제 수준 대비 복지 미흡" 57%, 고소득자·30대 더 가혹한 평가
선별적 복지도, 그렇다고 보편적 복지도 원하지 않았다. 최근 세금, 복지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수(선별)와 진보(보편) 진영은 정파에 따라 각기 다른 복지 방향을 고집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어느 한편에 쏠리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에게 주되 가난하면 더 주는 방식의 ‘비례적 복지’라는 새로운 틀을 더 선호했다.
한국일보와 재정학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32명 중 647명(62.7%)이 바람직한 복지정책 방향으로 ‘모두에게 주되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비례적 복지’를 꼽았다. 5명 중 3명꼴로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선별이나 보편 복지가 아닌 제3의 길을 택한 것이다.
비례적 복지는 20대 71.7%, 30대 77%, 40대 69.1%, 50대 53.4%, 60대 이상 45.5% 등 연령이 낮을수록 더 선호하는 흐름을 보였다. 직업별로는 전문직 및 사무직(70.5%), 생산직 및 서비스직(68.4%) 농림수산업(71.8%) 종사자들이 평균(62.7%)보다 높았다. 계층 의식을 따지면 중간층(69.7%)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저소득층에게만 제공하는 선택적 복지’는 24.4%(252명), ‘소득과 관계없이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는 11.9%(122명)의 선택을 받는데 그쳤다. 선택적 복지가 보편적 복지보다 두 배 이상 앞서긴 했지만, 둘을 합쳐도 비례적 복지보다 26.4%포인트나 낮았다. 선택적 복지는 60대 이상(40.3%)과 주부(33.8%), 계층의식상 상층(31%)에서 높은 반면, 보편적 복지는 40대(15.4%)와 자영업(14.4%), 하층(13.4%)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 대비 현재 복지 수준에 대해서 국민의 절반 이상(56.8%)은 “미흡하다”고 평했다. “과도한 수준”(20.6%)이라는 응답자의 3배에 육박한다. 특히 월평균 소득이 높거나(500만원 이상 61.8%) 전문직종(70.8%)일수록, 또 연령대별로는 30대(80.2%)가 더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복지 수준을 늘리기 위해서는 본인들이 가장 큰 세금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복지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복지 지출 비중은 낮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복지 수준은 높다”고 말한 것과는 상반된 인식이다.
복지 수요 증가 대비책으로는 ‘세금과 무상복지 정책을 둘 다 수정하는 방식’(50.7%)을 선호했다. ‘기존 무상복지 정책 수정’(19.3%)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 등 현 정부 정책 유지’(12.9%) ‘지금보다 세금을 더 늘리는 방식’(11.0%)이 뒤를 이었다. 여당의 선(先) 복지 구조조정도, 야당의 증세 우선도, 현 정부의 정책 방향도 모두 10%대 지지에 그친 셈이다.
복지 예산을 축소할 경우, 가장 먼저 줄여야 할 복지 항목으로는 무상급식(40.7%)이 첫손에 꼽혔다. 특히 20대 이하(54.2%)와 50대(48.6%), 월평균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47.3%)에서, 그리고 계층의식이 높을수록(하층 36.8% 상층 50.1%) 무상급식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기초노령연금(25.6%) 무상보육(21.7%)의 순이었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비례적 복지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복지에 대한 상식과 정의, 기대치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 주거복지 등 개별 분야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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