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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왕' 뒷돈 받은 검찰 수사관 2명 불구속 기소

입력
2015.02.10 09:53

내연녀가 집 금고서 현금 꺼내 전달…검찰청사 현관서도 돈 받아

이른바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뒤 현직 판사로는 처음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모 판사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던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으로 판사 등 법원 관계자들을 위한 고급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른바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뒤 현직 판사로는 처음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모 판사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던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으로 판사 등 법원 관계자들을 위한 고급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강해운 부장검사)는 이른바 '명동 사채왕'에게서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모(56)씨 등 검찰 수사관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수감 중인 '사채왕' 최모(61)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기소하고 뒷돈을 전달한 최씨의 내연녀 한모(58)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재경지검 소속 수사관 김씨는 2009년 9월 "공갈 혐의로 진정한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최씨에게서 5차례에 걸쳐 2천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마약·사기도박 등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잇따라 받게 되자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정모씨에게 10억원을 건네며 진술을 번복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씨가 법정에서 부탁과 다르게 증언하자 공갈 혐의로 진정을 넣은 뒤 담당 수사관인 김씨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는 자신의 집 금고에서 현금을 500만원씩 꺼내 포장한 뒤 최씨에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또다른 수사관 김모(47)씨는 다른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잘 봐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2009년 4월과 2011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1천500만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검찰청사 현관 앞에서도 뒷돈을 받았다. 한씨의 부탁을 받고 검찰 내부전산망에 접속해 사건 진행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 수사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최씨가 2008년 또다른 수사관에게도 뒷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불기소 처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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