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회고록 발언 자제령에도… 불씨만 더 키우는 측근들의 '입'

입력
2015.02.03 04:40

"회고록은 참회록이 아냐" 일축 "남북정상 회담은 北이 사정" 주장

김두우·김태효 등 잇단 자극 발언, 美 쇠고기 이면합의 등 내용도 여진

'대통령의 시간' 회고록 탈고 후 가족들과 외국에 나갔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귀빈실을 통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회고록이 연일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이 대통령이 발언 자제령을 내렸음에도 일부 측근들은 공개적으로 논쟁적 발언을 계속해 갈등을 키웠다. 남북 정상회담 물밑 협상 경과를 비롯한 회고록 내용 자체에 대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회고록은 참회록 아니다"

이 대통령이 퇴임한 지 2년도 안된 시점에 민감한 국정 비화를 잔뜩 담은 회고록을 출간한 것이 적절한 선택이었는지가 이미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측근들의 '입'이 오히려 소모적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측근들에 불필요한 발언 자제를 지시한 데 이어 청와대에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알려진 것과 다른 분위기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 잇달아 출연해 회고록에 대한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성과 등 관련 내용이 자기변명 일색 아니냐는 시각에 "회고록은 참회록이 아니기 때문에 자화자찬 요소는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앞서 "박근혜 정부가 외교ㆍ안보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한 데 이어 이날 "(남북관계 관련 내용은) 현정부가 활용하기 나름", "정책 회고록으로 이 정도라면 정치 회고록을 썼다면 어떤 일이 있었겠느냐" 는 등의 언급으로 청와대를 자극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한 김태효 전 대외전략비서관도 1일자 언론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수십 번 제안하고 사정한 것은 북한이었다"며 "우리한테 와서 그렇게 사정을 해 놓고, 참 웃겼다"고 했다. 남북관계를 꼬이게 하고 현정권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는 발언이다.

회고록은 국회 자원외교국조특위에도 기름을 부었다. 여야는 앞으로 특위 출석 증인 협상에서 이 전 대통령 출석 여부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일 "이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 평가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잘못이 없다면 증인으로 못 나올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남북 비밀 접촉 내용 역공개 '모순'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북한이 2011년 남북 비밀 접촉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비공개 회담을 폭로하는 것은 국제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북한 주장을 반박한다는 이유로 이 대통령이 남북 접촉 내용을 상세히 소개한 것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당시 청와대가 "남북관계를 고려해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약 4년 만에 비사를 공개한 원칙도, 기준도 제시되지 않았다.

참여정부에 책임을 돌린 대목에 대해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에서 이면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참여정부측 인사들은 잇따라 반박하고 있다. 김두우 전 수석은 2일 "그렇게 보고한 분의 말을 인용해 쓴 것이고 나름의 자료도 있다"고 이면 합의 존재를 거듭 주장했지만 김 전 수석이 '보고한 분'으로 지목한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이명박ㆍ노무현 정부의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면 합의는 당시에도 없었고, 지금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도 없다"고 부인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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