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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증세론 불지피기…'이완구 소통' 기대감

입력
2015.01.23 11:05
새 총리에 내정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공직 마지막 자리라는 각오로 총리직을 수락했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총리에 내정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공직 마지막 자리라는 각오로 총리직을 수락했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연말정산 파동을 계기로 고민 끝에 증세 논의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성이 드러난 만큼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세제 전반에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야당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새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증세 공론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세금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 정서를 생각하면 대놓고 증세를 요구하다가는 '세금폭탄' 프레임에 갇힐 위험이 커 기존의 '부자감세' 철회 요구를 재탕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연말정산 사태의 교훈은 '꼼수는 안 통한다', '재벌감세와 서민증세는 불공정하다', '재벌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가 해법이다' 등 세 가지"라고 말했다.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인 원혜영 비대위원도 회의에서 "이명박 정부가 3% 인하한 법인세율을 정상화하고 부자감세와 서민증세를 멈추라는 게 국민 요구"라면서 "정부·여당은 법 체계를 흔드는 보완책으로 혼란을 일으키지 말고 법인세 정상화를 축으로 하는 세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획예산처 장관 출신인 장병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앞으로 복지정책을 하려면 정직해야 한다. 눈 가리고 아웅할 게 아니라 털어놓고 이야기해야 할 때"라며 증세론에 힘을 보탰다.

장 의원은 "지난 2007년 국가비전 2030을 만들 때 21.3%의 조세부담률로는 2006년 수준의 복지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지금은 조세부담률이 19%대까지 떨어지고 복지 수요는 더 많아졌다"며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원위치하는 것만 갖고 해결되는 수준이 아니란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신임 총리로 내정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8일 국회 의원식당에서 열린 여야주례회동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이 내정자.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신임 총리로 내정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8일 국회 의원식당에서 열린 여야주례회동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이 내정자.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다만 아무리 '부자증세'에 포커스를 맞춰도 증세 이야기만 꺼내면 서민과 중산층까지 거부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과연 어느 수준까지 증세를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문 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 앞서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한 국민 대타협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곧 증세를 위한 대타협기구"라며 증세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정작 회의에선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원내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증세까지는 이야기하기 좀 빠르다"며 "단기적으로는 연말정산 '폭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짚고, 중장기적으로는 논의 구조를 확대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노린 세제를 노무현 정부 수준으로 환원하는 수준으로 논의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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