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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공무원들, 연말정산 직접 해봤더니…

입력
2015.01.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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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세금폭탄’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기획재정부 세제실 직원들이 직접 자기 월급을 가지고 부랴부랴 연말정산 환급액 변화를 확인해보고 있다고 합니다.

문창용 세제실장은 최근 세제실 직원 140여명에게 전부 “연말정산을 직접 해본 뒤 결과를 보고하라”고 엄명했습니다. 세제실은 국가 조세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로 이번 연말정산 논란의 중심에 선 곳. 직원들에게 연말정산 지시가 내려온 건 적지 않은 납세자들이 연말정산 방식 변화로 세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불만이 쏟아내고 있어서입니다. 직원들의 지난해 급여과 지출액을 바탕으로 직접 검증해 환급액 편차가 정말 그렇게 심한지 알아보자는 취지입니다.

다만 아직 기재부 경리 담당이 연말정산 홈페이지를 열지 않아 정식 연말정산을 해볼 수는 없고, 대신 국세청 홈페이지의 ‘연말정산 자동계산 프로그램’을 쓴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쓰면 좀 더 객관적으로 환급액 증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기재부 설명입니다.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연말정산 안내’클릭→‘연말정산 세액 자동계산 프로그램’ 클릭→ 올해 총급여액 등을 2014년 귀속분에 대한 연말정산 자동계산에 입력→ 올해 총급여액 등을 2013년 귀속분에 대한 자동계산에 입력.

이렇게 하면 급여나 지출 변화 같은 기타 변수를 제외한, 순수한 제도 변화에 따른 환급액 증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제실 직원 140여명의 연말정산 결과는 아직 전부 취합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미혼 공무원은 연말정산 조회 결과 지난해보다 올해 50만원을 더 토해내야 합니다. 재작년엔 의료비 300만원을 썼는데 올해는 의료비 지출이 거의 없었던 게 결정적 원인이 됐는데요, 울상이 된 그에게 한 동료는 “그래도 병원에 안 가서 250만원이 굳은 셈 아니냐”고 위로했다고 하네요.

세상이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정부 시책을 옹호해야 하는 공무원들이지만 내년 연말정산을 생각하면 벌써 속이 쓰리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2013년 세법 개정으로 공무원이 직급별로 받는 ‘직급 보조비’에 올해부터 과세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직급 보조비로 월 50만원 정도를 받는 국장급(2급) 공무원들은 올해 내야 할 세금이 약 180만원 늘어난다고 합니다. 2013년 세법 개정은 그 해 세제실장을 맡았고 현재 타 부처 기관장으로 재직 중인 모 고위공무원이 추진한 작품입니다. 후배 공무원은 그런 그를 가리켜 ‘정말 독한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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