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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 가구·노후대비 지원에 초점… 올 세금폭탄은 무대책

입력
2015.01.20 20:06

자녀 수 따른 공제액 상향 조정, 6세 이하 자녀 소득공제 재도입

간이세액표 다시 손질키로, 의료비·보험료 등 반영 검토

정부가 20일 내놓은 연말정산 보완대책은 다자녀 가구 지원 및 노후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출산ㆍ고령화 사회가 이미 도래한 만큼, 자녀 수가 많을수록 혜택을 더 주고 은퇴자들의 연금 공제가 줄지 않도록 공제 항목과 수준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연말정산에는 적용되지 않아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다자녀가정에 대한 혜택을 다시 늘린다. 이전에는 자녀가 2명 이상(1인당 100만원)이거나 6세 이하(양육비 100만원)이거나 출산을 했을 경우(200만원) 중복으로 소득공제를 해줘 공제 폭이 컸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자녀 관련 항목이 자녀세액공제로 통합되면서 자녀 2명까지 각 15만원, 셋째부터는 20만원만 공제받는 걸로 바뀌어 체감 혜택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기본 공제액을 상향하고, 출산 및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해선 추가 지원을 위해 기존 소득공제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후대비를 지원하기 위해 연금 공제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은 지난해 400만원 한도에서 불입액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줬으나, 올해 12%의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역시 혜택이 줄었다. 정부는 세액공제비율을 높이거나 한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고칠 예정이다.

세액공제 전환과 함께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는 간이세액표도 개정하기로 했다. 간이세액표는 근로자의 소득세를 원천징수할 때 적용하는 표로 정부는 이 표를 기준으로 추정한 세금을 매달 나눠 월급에서 징수한다. 이후 연말정산을 통해 최종 세액이 확정되면 1년 간 원천징수한 세액과 비교해 더 많이 걷었다면 근로자에게 환급해 주는 식이다.

정부는 2012년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던’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간이세액표를 개정해 연간 10% 수준에서 원천징수세액이 줄어들도록 했는데, 이에 따라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가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중 간이세액표를 고치되,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개인별 특성이 보다 정교하게 반영되도록 고쳐보겠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간이세액표를 만들 때 의료비 보험료 등의 항목까지 반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지적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정부는 또 연말정산에 따라 추가로 돈을 토해내는 경우에는 현행 일괄 납부 방식과 함께 분할 납부도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일 공산이 크다. 당장 정부가 내놓은 보완책들이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부는 실제 연말정산이 마무리되는 3월에 개편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모두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이라 올해 연말정산에서 세금폭탄을 맞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올 연말정산에서 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는 미혼자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별다른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결과적으로 올해 일부 납세자들이 우려하는 세금폭탄 문제는 여전한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들에게 이제라도 사과하고 사태의 근본 원인인 증세 추계를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안종범 경제수석이 연말정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안종범 경제수석이 연말정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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