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예산안 등 갈등 중재 5선의 자타 공인 의회주의자

입력
2015.01.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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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출마도 적극 검토

정의화 국회의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의회주의자이면서 영호남 지역주의 타파와 남북간 교류ㆍ협력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통합ㆍ화합형 정치인이다. 뇌혈관수술의 권위자로 의사 출신 첫 국회 수장이기도 하다.

정 의장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뒤 부산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전북 전주에서 의사생활을 시작했던 정 의장은 국회 입성 후 한나라당 내 지역화합특위 위원장을 맡아 ‘호남 창구’ 역할을 도맡았다. 2008년 11월 영호남 화합과 교류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한나라당 의원 최초로 광주명예시민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정 의장은 또 평양을 비롯한 북한 내 30개 도시에 병원을 설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2006년 남북의료재단을 설립했고, 민화협 공동의장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 등을 맡아 남북간 교류ㆍ협력과 인도적 대북지원사업에 적극 앞장서왔다. 국회의장 취임 직후에는 남북 국회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정 의장은 지난해 여야간 첨예한 갈등 상황에서 합리적 중재ㆍ조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세월호특별법 제정 문제로 정기국회가 한달 가까이 공전됐을 때는 정부ㆍ여당의 압박에도 의사일정을 강행하지 않았고, 12년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야당의 협력을 적극 끌어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직을 명예직으로 여기던 이전 의장들과는 달리 내년 20대 총선 출마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축적된 경험과 경륜을 사장시킬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바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행정부 수반인 박근혜 대통령과는 일정한 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두 사람간 ‘핫라인 불통’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정 의장은 “공개 토론회에서 질문이 나와 곤혹스러웠다”며 “새해 들어선 공식 행사에서 두 차례 만났는데 한번은 내가 직접 박 대통령 사진도 찍어서 정무수석 통해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달 16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두 번 (핫라인 통화를) 시도했는데 아무래도 핸드백에 넣고 다녀서인지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경남 창원(67) ▦부산고ㆍ부산대 의대 ▦부산 봉생병원장 ▦15~19대 의원 ▦국회 재경위원장 ▦국회부의장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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