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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신뢰 회복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입력
2015.01.16 17:12

집권 3년 차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다음날인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성인 1,002명에게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정도를 휴대전화로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가 35%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55%에 달했다. 지난 연말 비선실세 의혹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처음 30%대로 떨어졌다가 곧 40%대로 회복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단박에 30%대 중반으로 곤두박질한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12일 신년회견이 악재로 작용한 결과다. 비선실세 논란 뒤끝에 터진 사상 초유의 청와대 민정수석 항명파동 속에도 40%대를 유지했던 지지율이 기자회견 후 5%포인트나 떨어졌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비서실 관리능력을 상실한 김기춘 비서실장과 국정농단 논란의 중심인 문고리권력 3인방을 감싸며 교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이 거대한 벽을 마주한 것 같은 절망을 느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회견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응답(40%)이 좋았다는 응답(28%)을 크게 앞지른 것은 당연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30%대 중반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박 대통령 자신은 전임 대통령들 가운데 지지율이 20%대, 심지어 10%대까지 떨어진 사례가 있음을 들어 아직은 버틸 만하다며 상황을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안대희ㆍ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 사태 속에서도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던 박 대통령이다. 그처럼 강고한 지지율이 마침내 무너져 내린 걸 가볍게 여길 일이 결코 아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인 50대 연령층의 지지도가 크게 하락,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적 평가(50%)가 긍정적 평가(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도 강력한 지지기반인 부산ㆍ경남은 물론 대구ㆍ경북에서도 큰 폭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의 기반인 핵심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여권 내부의 균열은 이런 추세를 가속시킬 개연성이 농후하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부분 집권 3년 차에 지지기반이 무너지며 레임덕 위기를 맞았다. 3년 차 초반에 박 대통령의 급격한 국정 지지도 하락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국민 다수가 측근 문고리 권력에 의존하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그런데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면 누가 제 옆에서 일을 할 수 있게나”하고 엇나가니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에게 신뢰를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 기울어진 민심의 배가 끝내 복원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려면 서둘러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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