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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민심이 그게 아닌데…"

입력
2015.01.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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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마이웨이' 회견에 떨떠름… 부정적 여론 후폭풍에 깊은 고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이후 새누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민정수석 항명과 문건 유출 파동 등 여권 전체로 번지고 있는 청와대발 악재가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차단되기를 내심 기대했지만 오히려 민심이반만 불러일으켜 새누리당이 후폭풍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13일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김영우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 "청와대 문건 파동에 대해 송구함은 밝혔지만 이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국민 감정과는 간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기(史記)의 춘신군전(春申君傳)에 나오는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란 고사를 남겼다.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는 뜻으로,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에서는 고전이 예상되는 4월 재보선과 난제인 공무원연금개혁 등 힘겨운 현안들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연초부터 흔들리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계파를 떠나 일부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이후 지역 주민과 지인들로부터 걱정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했다.

14일 신년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는 김무성 대표 역시 고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 활성화 등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민심의 흐름을 의식해야 하는 당 대표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여론의 추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박 대통령 취임 2주년(다음달 25일)을 고비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조직 개편에 박차를 가해 이 때까지 민심을 어느 정도 돌려세울 수 있다면 새누리당의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비박계를 중심으로 청와대와 '각자도생'의 길을 강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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