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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이 상황 인식 정확히 하는지 의구심"

입력
2015.01.13 20:00

"지금이라도 靑 인적 쇄신해야" "개헌 논의 올해가 골든타임"

"젖 먹던 힘 합쳐도 모자랄 판에 정동영 탈당 참으로 서운"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더 큰 걱정을 안겨준 연설이었다”며 “대통령이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문 위원장은 당 내부를 향해선 전당대회 국면을 의식한 듯 화합과 단결을 거듭 강조하며 집안단속에 나섰다.

靑 인적 쇄신, 개헌 논의 “때를 놓치지 말아야”

문 위원장은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날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분야별로 조목조목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인적 교체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에 대해 그는 “여야,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모두가 청와대의 인적 쇄신을 주장했는데 하나도 안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어느 국민이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냐”며 “국민들 의사를 무시하면 지지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청와대가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하게 촉구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 문제를 이유로 개헌에 반대한 것에 대해서도 문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회에 ‘감놔라, 배놔라’할 자격이 없다”며 “왜 대통령이 헌법 논의조차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여당은 거수기 노릇을 하게 하나”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2개월 이상 큰 선거가 없는 이런 적기가 어딨나.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며 올해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위원장은 경제정책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보는 경제지표와 국민이 보는 게 정반대로 너무 달라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며 대기업 중심의 경제 활성화 기조의 전환을 촉구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선 5ㆍ24 대북제재 조치 철회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문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새로운 게 없다고 반박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경제상황의 절박성을 공감한 점은 평가할만하지만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자의적인 해석과 주석달기에 치중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탈당 정동영 “참 섭섭”, 당명 개정 “부질 없다”

문 위원장은 당내 현안과 관련해선 단결과 화합의 가치를 강조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신당 창당으로 야권 분열 조짐이 가시화하자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문 위원장은 계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논리의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해선 “젖 먹던 힘까지 합쳐도 모자랄 판에, 침몰 직전의 당을 살리기 위해 경주하는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폄훼하면 이 세상에 살아남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참으로 서운하다. 섭섭하다”고 강한 유감을 토로했다. 정 전 고문이 탈당 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이 야당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관한 한 왕보수, 사회적 약자, 경제민주화, 복지에 관한 왕진보 노선을 유지해왔다” 고 반박했다.

문 위원장은 당권주자들 사이에 공방이 오가는 사안에 대해서도 교통정리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당권ㆍ대권 분리 주장에 대해선 “당헌에 이미 규정돼 있다. 쟁점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친노 진영을 겨냥한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선 “그들은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한동안 자숙기간이 필요한데 2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 주장에는 “표를 의식해서 당명 개정을 꺼냈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새정치’가 통합정신으로 살아있는 한 통합 대상이었던 그분들 동의 없이 바꿀 수 없다. 부질 없는 논의”라고 못 박았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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