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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쇄신에 빗장 건 '마이웨이 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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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 파동에 "송구" 밝혔지만 "김기춘 드물게 사심 없는 분"
"靑 특보단 만들어 정책 소통" 수석실 통폐합 등 개편 시사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인적쇄신 요구를 거부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분명한 시기를 밝히지 않았고 이른바 ‘문고리 비서관 3인방’은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비선실세 의혹과 청와대 항명 파동을 계기로 청와대의 전면적 쇄신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여론의 요구를 물리치면서 정국은 한층 가파른 대치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실세 의혹으로 번진 청와대 문건 파동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실장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여러 번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면 현안들을 먼저 수습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그 일들이 끝나고 나서 결정할 문제”라고 당장은 교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드물게 보는 사심 없는 분이고 가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도와주셨다”며 김 비서실장을 극찬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의 교체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는 해석과 함께 2월 설 연후 전후나 5월을 교체시기로 점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비서관 3인방에 대해서는 “그간 검찰과 언론, 야당 등에서 비리나 이권 관련해 샅샅이 찾았지만 그런 게 없지 않느냐”며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맡은 일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거라 믿었는데 이번에 ‘진짜 없구나’ 하고 확인했다”며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친다면 누가 내 옆에서 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 의혹의 규명을 목표로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특검에 대해서도 “의혹만 갖고 특검을 한다면 앞으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검을 하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것이 특검에 해당하는 사안인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대신 “주요 부문의 특보단을 구성해서 국회나 당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정책도 협의해갈 것”이라며 청와대 특보 신설을 비롯한 청와대 개편 방향을 언급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특보단 설치 뿐 아니라 수석실 통폐합을 포함한 청와대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김 비서실장도 최대한 모양새를 갖춰 자연스럽게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쇄신을 요구하는 여론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불통ㆍ독선 논란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비선실세 국정 농단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없었음은 물론 김 비서실장 경질을 포함한 국정쇄신 요구에 귀를 닫은 회견이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무엇이 문제이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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