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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 4월까지 처리해 달라" 시한 못 박아 재촉

입력
2015.01.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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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엄청난 빚 떠넘기고 있어" 공무원들의 양보 당부하며 압박

공공기관 정상화, 기능 조정에 초점… 규제개혁은 투자 여건 개선 방향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도중 기자단 맞은편 쪽에 앉아 있는 국무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 도중 기자단 맞은편 쪽에 앉아 있는 국무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공무원연금 개혁 4월 처리, 공공기관 정상화 및 규제 완화 2단계 추진.’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개혁의 시작”이라고 강조한 공공부문 개혁의 핵심이다. 정치권의 공방과 공무원들의 반발로 지지부진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기간을 못박았고, 지난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공공기관과 규제 관련 개혁은 한층 강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3대(공무원 사학 군인) 직역연금 개혁은 공무원연금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은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 도입 등 사기진작 대책을 보완해 여야가 합의한 4월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꼭 처리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혁의 입법 노력 강화”에서 한발 더 나간 발언이다. 박 대통령은 또 “(공무원연금 부족분을 메우느라) 국민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기고 있다”라며 공무원들의 양보도 당부했다.

사학 및 군인연금 개혁에 대해선 “지금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사학 및 군인연금은 직역의 특수성, 연금의 재정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면 관련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차분차분 검토를 해 나갈 추후의 일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학 및 군인연금 개혁 시행 여부를 놓고 정부 여당간 혼선을 빚었던 사태에 대해선 “잘못 알려진 소동”이라고 직접 교통정리를 했다. 정치적 부담이 큰 동시다발적인 연금 개혁보다는 우선 순위를 두고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공공기관 정상화는 부채 및 방만경영 해소(1단계)에서 기능 조정(2단계)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1단계 조치로 공공기관의 부채가 24조원 줄었고, 앞으로 5년간 들어갈 복리후생비 1조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둔 만큼 2단계 개혁의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공공기관들의 기능을 통폐합해 핵심역량 위주로 재편할 방침이다. 최근 고용 복지 중소기업 지원 부문의 기능이 조정됐고, 앞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문화 관련 공공기관의 기능도 재편될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기관 경영평가 채점 기준에 임금피크 도입 여부를 새로 넣는 등 공공기관이 노동 등 4대 구조개혁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공을 들였던 규제 개혁은 생활밀착형 규제 완화에서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 손톱 밑 가시 규제(1단계)가 어느 정도 뽑혔다고 보고 이제는 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2단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고질적인 규제를 내수 부진과 저성장의 주범으로 꼽은 만큼 규제 완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계의 숙원 사항으로 꼽히는 수도권 규제는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방안도 수렴을 통해 만들어서 수도권 규제 부분도 좀 해결을 올해는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규제 기요틴(단두대) 민간합동회의에서 공장 신ㆍ증축 허용, 수도권 유턴 기업 지원 여부 등 수도권 규제에 대해 추가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올해 2단계 규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 기업과 외국인은 더욱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되고 일자리도 많이 늘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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