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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경제' 42차례 최다언급…'통일'도 강조

입력
2015.01.12 11:59

빨간 '경제활성화복' 차림…90분간 기자 16명 질문 받아

문건파동 답변때 웃음기 사라져…상기된 표정으로 답변

장관들에 "대면보고 정말 필요해요"…해외직구 표현 등 사용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오전 발표한 집권 3년차 신년구상에서 '경제'를 42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하며 글로벌 경제위기 속 경제활성화를 통해 국가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유독 강조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구상 모두발언 발표 자리에서는 '국민'이라는 단어도 39차례로 경제와 비슷하게 자주 언급됐으며, '나라·국가'도 16차례나 거론됐다.

특히 '성장' 16차례, '개혁' 13차례 '혁신'·'규제' 각 11차례, '미래' 10차례 등으로 강력하고 끈질긴 구조개혁과 규제혁파를 통해 경제 혁신·도약을 이루고 향후 30년의 성장 기반을 닦아 나가겠는데 방점을 찍었다.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을 맞는 해인 만큼 '통일'(10차례), '광복'(6차례), '북한'(5차례), '남북'(4차례), '협력'(3차례)도 자주 언급하는 등 이날 박 대통령의 신년구상에는 경제활성화에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에도 노력하겠다는 올해 국정운영 방향이 제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신이 '경제활성화복(服)'이라고 지칭한 빨간색 정장 상의를 입고 오전 10시 정각에 맞춰 연단에 선 박 대통령은 25분 동안 원고지 66.3장 분량의 신년구상을 시종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읽어나갔다. 지난해 원고지 43장 분량의 원고를 17분간 연설했던 것보다 상당히 늘어난 것이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정홍원 국무총리는 비롯한 각부 장관(급)이, 오른편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이 자리를 잡았다. 사회는 윤두현 홍보수석이 봤다.

또 내외신 기자 120여명이 회견장을 빼곡히 채워 박 대통령의 집권 3년차 회견에 큰 관심을 나타났다.

다만 기자들이 책상 앞에 앉아 일부는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책상없이 의자에 앉아 좀 더 가까이서 박 대통령을 둘러싸고 회견을 경청하고 질의응답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책상을 빼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통 강화 차원에서 기자들이 더욱 많이 참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엷은 미소를 띠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5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가정 모두에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는 새해 덕담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문건파동을 언급하며 얼굴에서 웃음을 거뒀다. 문건 파동에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공직기강 확립을 약속하면서는 오히려 결연하고 상기된 표정이 엿보였고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도 했다.

금융부문 규제개혁을 거론할 때는 인터넷 쇼핑 발전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규제로 불리는 '액티브X'의 혁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해외직구', '국내 역직구' 등 현장 용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모두 발언에서는 시종 정면을 응시하며 또박또박 연설을 이어가던 박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의에 대한 답을 할 때에는 양 손으로 다양한 제스처를 보내며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윤회씨가 실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실세냐 아니냐고 답할 가치도 없다",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등으로 답할 때는 목소리 톤이 갑작스럽게 높아졌다.

박 대통령은 또한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차리고 살아야 한다", "자꾸 친박, 그런 얘기가 계속 이어지는데 언제 떼어내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실질적 인사권을 줘야 하고 대면보고를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과 이에 대한 답변을 하고서는 뒤에 앉은 각료들을 돌아보며 "그런 게(대면보고를 늘리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라고 묻기도 하고 기자들을 향해서는 "청와대 출입하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신년 회견은 지난해보다 10분 정도 늘어난 90분간 진행됐다. 모두발언인 연설이 길어지기도 했지만 박 대통령에게 질문한 기자도 지난해 13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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