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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오일쇼크에 어닝쇼크까지 엎치나… 공포 증폭

입력
2015.01.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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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화학 업종 실적 직격탄, 상장사 125곳 적자전환·전망치 하향

연초부터 국내 주가의 발목을 잡아당긴 대내 요인은 주력 기업들의 실적악화와 전반적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다. 지난해 개장 첫 날 2013년 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44.15포인트 빠지는 쇼크를 겪었던 증시가 1년 만에 똑 같은 현상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1년이 지나도 별반 나아진 것 없는 국내 경제 체질을 방증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4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 된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말 기준 코스피 상장 주요 기업의 순이익을 약 22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10월 말 전망에 비해 이미 5% 가량 낮아진 수준이지만 업계는 다시 한번 ‘어닝 쇼크’(대규모 손실 현실화에 따른 충격)를 맞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4분기는 연간 일회성 비용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시기여서 통상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이 20% 가량 낮게 나오는 경향도 공포감을 키우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311개 상장사 가운데,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거나 전분기 대비 하락한 곳이 무려 40%(125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평균 전망치는 이미 작년 10월 대비 각각 2.9%, 5% 하향 조정된 상태지만 최근 가팔라진 국제유가 급락세가 더욱 충격을 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ㆍ화학 업종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면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혜를 보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수출주의 이익으로도 상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시장의 순이익 예상치가 20조원대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30% 정도 낮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가 낮게 나와도 큰 악재는 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경기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가 예상하는 3.8%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시장에선 훨씬 낮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수 부진, 디플레 우려 등 불안요소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정부의 구조개혁 카드 역시 실현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주가 하락률이 가장 큰 데서 보듯, 경기부양 조치가 각종 지표에 제대로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점도 회복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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