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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뚝 뚝 유가… 전문가조차 "바닥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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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50달러 붕괴 초읽기, 공급 초과·심리적 공황 탓 분석
가격 떨어져도 점유율 유지 위해 산유국들 오히려 증산 경쟁 나서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종인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5일 배럴당 50.98달러를 기록하면서 50달러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2009년 4월30일 50.06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54% 이상 폭락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2월15일 60달러가 붕괴된 후 불과 20일만에 추가로 10달러나 유가가 폭락하면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하락속도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문제는 전문가와 애널리스트들의 유가 전망치가 빗나가면서 바닥을 예측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지난해 연말 올해 평균유가를 66~68달러, 바닥은 57~58달러로 전망했지만, 연초부터 유가가 5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예측이 모두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원유수요가 급감하거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이유를 공급초과와 심리적 공황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요측면에서 유가가 결정됐지만 최근에는 셰일혁명과 증산 여파로 공급이 유가를 결정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유가를 결정해왔던 ‘판’ 자체가 깨져버리면서 예측이 매우 힘들어졌다 것이다.
전문가들이 상정한 정상구간을 크게 벗어나 떨어지고 있는데도 오히려 증산이 이뤄지면서 원유시장 자체가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이 유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지난해 11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유가가 70달러 선까지 하락했는데도 감산을 하지 않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증산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럽으로 수출할 원유가격을 배럴당 1.5달러 인하했다. 러시아와 이라크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생산량과 수출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급 우위가 상당기간 지속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바닥이 어디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면서, 산유국들은 가격은 떨어져도 시장점유율은 유지하기 위해 증산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와 정유회사들은 유가가 50달러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자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가가 55~70달러 사이에서 거래돼 평균 63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평균 70달러로 예상했지만 비관적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53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평균 유가를 30~40달러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속속 늘어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망치 편차가 커지고 있다.
국내 정유회사 관계자는 “유가가 한없이 떨어지기는 힘들지 않겠나. 1분기 말이나 2분기 초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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