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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그리스… "터지면 리먼 사태 제곱 이상 충격파"

입력
2015.01.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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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총선 급진좌파 승리 가능성... 유로존 탈퇴 땐 시장 대혼란 우려

한 벨기에 여성이 5일 브뤼셀 금융중심지에서 환율표가 부착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9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브뤼셀=AP 연합뉴스
한 벨기에 여성이 5일 브뤼셀 금융중심지에서 환율표가 부착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9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브뤼셀=AP 연합뉴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우려가 고조되며 유럽 경제와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5일 장중 한때 1.18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최근 9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이후 1.19달러까지 회복했으나 직전 거래일(2일)의 1.20달러를 밑돌았다. 이날 유럽증시도 폭락했다. 그리스 증시는 5.63%나 내렸고 이탈리아 밀라노(4.92%), 프랑스 파리(3.31%), 독일 프랑크푸르트(2.99%), 영국 런던(2.00%)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5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78% 하락한 3,020.79를 기록했다.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번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그리스의 정치 불안이다. 그리스에서는 오는 25일 치러질 총선에서 긴축정책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급진좌파연합(시리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지난달 29일 “긴축정책으로 국민을 도탄에 빠뜨린 정권은 이제 끝났다”며 “총선에서 승리하면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정책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등에서 2,400억유로(약 321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대신 각종 긴축정책과 경제 개혁을 실시 중이다.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정치적 공세로 인식하는 시리자는 5일 "그렉시트는 시리자의 대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긴축정책을 완화하려면 유로존 탈퇴와 같은 극단적 선택은 아니더라도 기존 정책에 상당한 수정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는 지난 3일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 은행 및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엄청난 혼란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며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위기의 제곱 이상 충격파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잉글랜더 시티그룹 주요10개국 통화 담당자도 6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로화는 외환시장에서 최악의 상황”이라며 “특별한 대책도 없고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새해 들어서자마자 양적완화를 시사하고 나선 것도 불안을 부추기는데 한몫 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2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 인터뷰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임무를 지키지 못할 위험이 6개월 전보다 커졌다”며 “필요하면 올 초에 부양책의 규모 및 속도, 구성을 조정할 수 있는 기술적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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