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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 미행설 진원지 외당숙 김모씨의 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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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만나려면 7억쯤 든다 박지만과 농담조 주고받은 말" 진술
시사저널 보도 후 관련 문건이 작성된 ‘박지만 미행설’의 진원지는 박근혜 대통령과 박지만(57) EG 회장의 외당숙인 김모씨가 무심결에 한 ‘빈 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5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에서 최종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다.
김씨는 고 육영수 여사의 이종사촌 동생인 고 송재관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관장의 처조카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김씨로부터 정윤회씨가 나를 미행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들었고, 박관천 경정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는 이에 대해 “박 회장에게 ‘정윤회가 약점을 잡기 위해 미행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말 박 회장으로부터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박관천(49) 경정은 지난해 1월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박 경정으로부터 “정씨의 사주를 받은 경기 남양주시 유명 카페 사장의 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미행한다”는 구두 보고를 받자 박 회장은 미행설을 사실로 믿게 됐다. 이후 박 회장은 사석에서 지인들에게 미행설을 언급했고, 지인들 중 1명한테서 “박 회장 입에서 직접 나온 이야기”라고 전해들은 시사저널이 지난해 3월 23일 보도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보도 후 박 회장이 ‘자료가 있으면 달라’고 요구해 박 경정은 3월 28일 A4 4장짜리 문건을 작성해 넘겼다. 결국 박 회장 주변에서 비롯된 근거 없는 풍문이 자가발전을 거쳐 ‘박지만 대 정윤회’의 막후 권력투쟁 파문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김씨는 ‘정윤회 문건’ 등 다른 청와대 문건에도 등장하는데, 그 출처는 조응천(53) 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드러났다. 박 경정은 2013년 12월 말 조 전 비서관으로부터 “김씨가 ‘요즘 정윤회를 만나려면 현금 7억원 정도를 들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고 한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한다. 박 경정은 며칠 뒤인 12월 27일자로 작성한 ‘VIP 친척(박지만) 등과의 친분과시자 동향보고’ 문건에도 해당 내용을 기재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박 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정윤회가 인사를 다 해 먹는다’는 말이 나와 ‘MB 정부 때 천신일 회장도 30억원 로비를 받았는데 정윤회도 7억~8억원쯤은 받지 않겠느냐’며 농담조로 맞장구쳤을 뿐”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주장했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은 “박 회장 측근인 전모씨한테 김씨 관련 얘기를 듣고 박 경정에게 전해줬다”고 진술했다.
정씨가 ‘강원도 홍천 인근에서 은거 중’이라고 했던 문건 내용도 사실과 달랐다. 검찰은 “정씨 휴대폰 기록을 보면 홍천과 횡성에서 발신한 내역은 지난 1년간 4회에 불과하다”며 정씨의 실거주지는 서울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문건 유출 혐의로 기소된 한모(45) 경위의 자백 경위도 새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했던 그는 자택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이동식 저장장치(USB)로 인해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아파트 소화전에 숨겨둔 USB에 자신과 한화그룹 정보담당 직원과의 통화녹음 파일이 저장돼 있었고, 바로 여기에 박 경정 문서를 복사해 최모(사망) 경위에 전달했다는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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