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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대한항공 셋째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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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여동생인 조현민(31) 대한항공 전무가 언니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조 전무는 조현아씨가 검찰에 출석한 지난달 17일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복수의 대상은 뻔하다. 조현아씨의 폭행과 폭언을 폭로한 사무장 등 회사 내부 인물이다.
파문이 커지자 조 전무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연히 인터넷 기사 댓글을 보다가 어느 분이 극악한 내용을 올렸기에 잠시 복수심이 일어 속마음을 언니에게 보낸 것”이라며 “치기 어린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동생의 ‘복수 다짐’ 문자는 놀라움을 넘어선다. 재벌가 자녀들의 상식 일탈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쯤 되면 사회적용인 한도를 넘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 전무는 대한항공의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이다. 국내 최연소 임원이라는 간판도 달고 있다. 그는 ‘땅콩 회항’ 사건이 불거진 뒤 “조직문화나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는 메일을 임직원들에게 보내 비난을 사기도 했다. 한 수를 더 뜬 복수 다짐 문자메시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의 임원 자격을 의심스럽게 한다.
지금 재벌가 3, 4세를 보는 국민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차갑다. 무에서 유를 창출한 창업 1세대나 이를 곁에서 지켜본 2세대와 달리 각종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자랐다고 짐작하던 차에 잇따라 그런 짐작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총수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입사해 능력에 대한 검증 없이 초고속 승진하고, 경영권을 물려받은 존재들이다. 우수한 인재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해 체계적 경영승계를 하는 선진국 기업과는 딴판이다. 이런 관행이야말로 경영 리스크다.
땅콩회항 사건은 시대착오적 조직문화와 후계자들의 자질 부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조양호 회장은 직접 머리를 숙여 “자식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사죄했다. 그런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맡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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