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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북 정상회담 못할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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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집권 후 첫 직접 언급, 南 '대화 재개' 시그널에 화답
한미군사훈련 중지 등 전제, 관계 개선 숱한 변수 예상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남북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은 집권 후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도 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남북 당국간 대화 수용 의사를 밝혀 남북대화 재개에 이어 정상회담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회담(남북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대화와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며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과 남은 더 이상 무의미한 언쟁과 별치 않은 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7ㆍ4 남북공동성명, 6ㆍ15 공동선언, 10ㆍ4 선언도 언급했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까지 언급하며 남북관계 개선 방안도 구체적이고 직설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집권 이후 육성 신년사가 모두 세 차례 발표된 가운데 2014년 신년사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라는 정도로만 언급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제기한 데 이어 분단 및 광복 70주년인 2015년을 맞아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상황에서 나온 북한 지도자의 대화공세여서 남북관계의 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이날 신년사의 의미를 “최근 한국의 대화 재개 용의 시그널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 고위급 접촉, 특사 교환 등에 이어 상반기 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은은 그러나 “전쟁연습이 벌어지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신의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없고 북남관계가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진하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여기저기 찾아 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 놀음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2월 한미 합동군사훈련, 흡수통일론, 대북 인권 압박 등이 남북관계의 걸림돌이라는 평소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향후 대화 재개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는 또 “우리가 선군의 기치를 높이 추켜들고 핵 억제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억척같이 다진 것이 정당했다”며 핵 개발 지속 의사도 분명히 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무분별한 침략 책동에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정책 전환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당 중심 국정운영과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하고 “대외경제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 개발 사업을 적극 밀고 나가야 한다”면서 남북 경제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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