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여객기 황당 리턴'… 국토부도 정색

국토부, 조현아 부사장 위법 여부 검토

승무원 서비스 불만 이륙 전 사무장 내리게 해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토교통부는 기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륙 직전에 승무원을 내리게 해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실정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8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유의 일이라 관련 조항을 살펴본 뒤 위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비스를 잘하게 하려고 경각심을 주려고 했더라도 적절치 않았다”며 “법에 저촉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항공사에 주의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한항공에서는 부사장이지만 기내에서는 승객으로 탔으니 승객으로 대우받고 행동했어야 한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교육을 강화한다든가 조치하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항공보안 및 안전감독관 4, 5명을 보내 관계자 인터뷰 등 사실 조사에 착수했고, 법령 위반이 확인되는 대로 관련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조 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함을 질렀으며, 탑승구로 되돌아가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항공기가 활주로로 향하다 탑승구로 돌아가는 ‘램프 리턴’은 기체이상이 발견됐거나 승객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하며, 승무원의 서비스 불만 때문에 일어나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항공법에는 ‘항공기의 비행 안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기장이 승무원을 지휘ㆍ감독한다’고 규정돼 있어, 조 부사장의 행동이 월권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승무원이 일등석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를 봉지째 건네자 조 부사장은 승무원을 구두로 혼냈다. 접시에 담아 건넬지 승객 의향을 먼저 물었어야 하는데 봉지째 갖다 준 것은 규정에 어긋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부사장은 기내서비스를 책임진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요구했고. 사무장이 태블릿컴퓨터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내리라고 호통을 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무장이 당황했는지 매뉴얼을 제대로 못 찾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무장을 내리게 했으며 부사무장에게 직무를 수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딸인 조현아 부사장은 기내서비스를 총괄하면서 호텔사업을 책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원정출산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