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패션·예능서 직장인 코드가 뜬다

입력
2014.1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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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숙취 해소 음료 등 광고에 동료애 주제로 밝은 분위기 연출

정장 바지·재킷이나 셔츠·스커트, 신발·가방까지 오피스룩이 강세

tvN 오늘부터 출근
tvN 오늘부터 출근

KBS '개그 콘서트'의 '렛잇비' 출연진들이 촬영한 커피 광고.
KBS '개그 콘서트'의 '렛잇비' 출연진들이 촬영한 커피 광고.

“막내야, (회식) 많이 버거울 거야. 챙기자 내사람! 챙기자 OOO”(숙취해소 음료 광고)

“우리는 한 배를 탔다. 답답한 회의실도 함께니까 답 찾아”(커피 광고)

tvN ‘미생’ 신드롬이 방송뿐 아니라 광고와 패션계 등의 트렌드까지 바꾸고 있다. 이들 영역에서 직장인들의 에피소드를 적극적으로 담기 때문이다.

‘직장인 코드’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분야는 광고다. 커피나 숙취해소음료의 광고에 직장인이 빈번하게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미생’에 출연하는 오과장(이성민), 장그래(임시완), 김대리(김대명) 등이 나오더라도 드라마와 달리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전의 CF에는 피곤에 지친 직장인들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했지만 지금은 밝은 분위기가 많다.

힘든 사회 생활 속에서 직장인의 애환을 소재로 한 KBS ‘개그콘서트’의 ‘렛잇비’ 팀(노우진, 이동윤, 송필근, 박은영)은 한 커피 광고에 등장해 “한 배를 탔다”며 동질감을 외친다. 그러면서 연신 “함께니까”를 반복해 노래하며 직장인의 모습을 긍정적이고 코믹하게 그린다. 가수 싸이도 한 숙취음료 광고에 출연해 회식을 앞두고 전 부서원들을 챙기는 따뜻한 동료로 등장한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장인을 소재로 한 광고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힘들고 지친 직장인의 뒷모습이 아니라 회사 동료애를 부각한 광고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계도 ‘미생’의 주인공처럼 차분한 오피스룩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생’의 안영이(강소라)처럼 정정 바지와 재킷을 매치한 중성적 패션을 강조하고 선차장(신은정)이 즐겨 입는 스커트와 셔츠를 배합한 스타일을 내세운다. 패션 홍보사의 한 관계자는 “‘미생’이 인기를 모으자 최근 ‘직장인 코디’로 패션 브랜드를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의류뿐 아니라 신발, 가방, 시계 등 액세서리 패션에서도 오피스룩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상파 방송들은 ‘미생’ 패러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미생’을 패러디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았다. 출연진들은 직장인들의 출근길, 직장 내 상사와의 눈치 싸움, 업무능력 평가, 퇴근의 즐거움 등으로 코너를 꾸몄다. 마지막에는 실제 직장인 300명과 함께 가위바위보 이벤트를 하는 장면을 넣어 현장감을 살렸다. 직장인처럼 정장 패션을 한 출연자들이 외국 바이어를 만나거나 출퇴근 지하철을 체험하는 등의 미션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tvN ‘오늘부터 출근’도 ‘미생’ 따라잡기를 선언했다. ‘미생’보다 한 달 먼저 전파를 탔지만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오늘부터 출근’은 3기 출연자(사유리, 봉태규, 유병재 등)들로 심기일전을 꾀하고 있다. 신입사원이 된 연예인들의 좌충우돌 적응기를 부각하는 한편 직장인의 실제 일상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tvN으로서는 ‘미생’의 인기를 계기로 자사의 다른 프로그램 시청률도 함께 올리려는 것이다. ‘오늘부터 출근’의 고민구 PD는 “’오늘부터 출근’은 프로그램 자체가 ‘미생’”이라며 “사표 등 일반인들의 현실적인 회사 생활 이야기를 더 많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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