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talk] 예능ㆍ광고까지 요즘 대세는 직장인 애환 묘사

입력
2014.1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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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대변하는‘미생’, 시대공감으로 ‘응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tvN '미생' 스틸컷. CJ E&M 제공
88만원 세대 대변하는‘미생’, 시대공감으로 ‘응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tvN '미생' 스틸컷. CJ E&M 제공

직장생활을 담은 이야기가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광고에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불황 속 취업난 때문에 직장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것일 수도 있고, 직장에 대한 이야기가 모든 이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KBS2 TV의 개그콘서트의 ‘렛잇비’나 tvN 코미디 빅 리그의 ‘리액션 스쿨’ 등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개그와 노래로 풍자하거나 사회생활 속 씁쓸한 처세술을 알려주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고요. tvN드라마 ‘미생’은 기업과 조직구조를 세밀하게 다루며 인격적 모욕이나 상사의 말에 무조건 긍정해야 하는 ‘예스맨’등을 현실감 있게 그려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는 광고에도 직장인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15초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직장인들 사이에 가장 많이 하는 빈말, 갑작스러운 회식 대처법 등 소소한 에피소드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우리 사는 이야기 소셜로그’는 삶에 다양한 화두를 제시하고 세상에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관계형서비스(SNS)참여형 캠페인입니다. 첫 번째 편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이 가장 많이 하는 빈말 1위인“밥 한번 먹자”를 주제로 제작됐습니다. 피녹효 대리가 동료, 회사 상사, 어머니에게까지 언제 밥 한번 먹자고 할 때마다 피노키오처럼 피 대리의 코가 길어지는 영상인데요, 밥 한번 같이 먹기 힘든 현실이지만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도록 다가가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합니다.

CJ제일제당의 ‘헛개 컨디션’편은 가수 싸이(싸과장 역)가 갑작스러운 회식 소식으로 큰 혼란에 빠진 사무실 동료에게 숙취해소 음료를 전달하는 영상으로 구성해 갑작스런 회식에 대한 부담과 다음날 숙취에 대한 걱정을 코믹하게 그려냈습니다. SK텔레콤의 ‘100년의 편지 신입사원’ 편은 첫 출근 날 신입사원이 20년 뒤 자신에게 휴대폰으로 “사람은 변하면 안된다. 늘 처음처럼!”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보내는데 신입사원은 물론 직장인들로 하여금 신입사원이었던 때를 떠올린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사실 집보다 더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이 많을 겁니다. 드라마, 광고, 예능에서 이렇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직장생활이 고단하다는 것일 텐데요, 일생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개인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고 공감하는 직장 분위기가 확산되면 언젠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직장인 이야기들도 나오지 않을까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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