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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차관' 박영준, 성경책 끼고 2년 6개월만 만기 출소

입력
2014.11.1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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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차관' 박영준, 성경책 끼고 2년 6개월만 만기 출소

자원외교 논란엔 “재판 중이라…”

13일 오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파이시티 사업 및 원전 비리로 2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파이시티 사업 및 원전 비리로 2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왕차관’으로 불렸던 이명박 정부 실세, 박영준(54)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13일 만기 출소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민간인 불법사찰, 원전비리로 받은 징역 2년 6월의 형기를 마친 것이다.

이날 오전 0시 5분쯤 서울 남부구치소 정문을 빠져 나온 박 전 차관은 비교적 밝은 표정에 머리는 다소 하얗게 센 모습이었다. 양복 차림의 그는 옆구리에 서류 봉투와 성경책, 신약성서 관련 책 등 2권을 끼고 있었다.

그는 교도관과 악수를 하고 나서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포옹을 한 뒤 지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고생하셨다”는 지인들의 말에 “나는 괜찮아”라고 답했고, 어머니에게 건강 등 안부를 물으며 한동안 꼭 껴안았다.

박 전 차관은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 중이기 때문에…양해해 주십시오”라고만 말했다. 마중 나온 지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던 박 전 차관은 미리 준비돼 있던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구치소 앞을 빠져나갔다.

그는 지경부 차관 시절 MB정부에서 추진한 자원외교에 깊이 관여했다. 그의 출소 시기가 야당의 자원외교 국정조사 요구와 맞물리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전 차관과 이상득 전 국회의원 등을 ‘자원외교 5인방’으로 지목, 이에 대한 검증과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2012년 5월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 6,478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같은 해 6월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지난해 9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그는 올해 5월 만기 출소를 하루 앞두고 원전비리 혐의로 재차 구속돼 추가로 징역 6월형을 선고받았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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