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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내 바닥균열,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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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14일 문을 연 롯데월드몰. 그런데 개장한 지 2주도 안돼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5~6층 식당가 바닥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는 한 시민단체의 주장 때문입니다. 롯데 측은 즉각 ‘의도된 연출’이었다고 해명을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명함 한 장이 들어갈 만큼 바닥이 갈라진 사진들이 인터넷 상에 돌면서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롯데월드몰은 30일 전면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웬만한 매장들이 모두 입점을 했고,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롯데월드몰, 정말 가도 괜찮은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 명쾌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안전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전문가들도 자신 있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드러난 사실들을 통해 합리적인 추론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28일 문제의 5~6층 식당가를 둘러봤습니다. 전체 연면적이 42만8,934㎡에 달하는 롯데월드몰은 바닥이 대부분 일반 타일이나 대리석, 카페트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런데 식당가, 정확하게는 ‘서울서울3080’ 코너에 들어서면 바닥의 디자인이 바뀝니다. 시멘트를 두른 후 제대로 평면 작업을 하지 않은 듯한 거친 질감이 우선 눈에 띕니다.
앉아서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문제의 균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곳은 실낱처럼 가는 선이고, 어떤 곳에선 굵기가 제법 굵어집니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법합니다. 왜 굳이 이렇게 균열을 냈을까?
“옛 종로 및 명동거리를 재현한 공간인 ‘서울서울3080’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경양식당 ‘펍앤그릴(Pub & Grill)’과 전통 궁중요리점 ‘대장금’, 전주비빔밥 본가인 ‘한국집’ 등 전국 전통 맛집이 들어선다”
롯데 측이 프리오픈을 할 당시 발표한 보도자료의 한 대목입니다. 바닥 균열에 대한 해명에서도 밝혔듯이 롯데월드몰을 기획할 당시부터 5~6층 식당가 일부를 옛날 거리 콘셉트로 조성했고, 이를 위해 시멘트 바닥이 갈라지도록 일부러 디자인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5, 6층 곳곳엔 옛 거리에 있을 법한 맨홀이나 전차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롯데 입장에선 억울할 만도 합니다. 다른 곳에선 균열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균열을 일부러 연출한 바닥만을 문제 삼아 전체 건물의 안전성을 걸고 넘어지니 말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균열 무늬’로 시공한 면적은 1,548㎡로 롯데월드몰 전체 연면적의 1%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롯데가 이 거리를 완공한 시점은 6월 말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찜찜한 구석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의도적이라고 하지만 바닥의 균열 상태가 너무 심하다 싶은 지점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일수록 균열이 커진 곳이 많은데, 어떤 곳은 아예 조각이 떨어져나간 곳도 있습니다. 오픈한 지 2주밖에 안된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송파시민연대의 김현익 사무총장은 “처음 금을 발견한 것이 19일인데 이번 주에는 아예 블록으로 쪼개지는 것까지 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런 식이면 한두 달 뒤에도 바닥이 멀쩡할 지 장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이런 부분까지 ‘의도된 연출’일까? “
롯데 측은 이에 대해 공법의 문제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바닥 공사에 사용된 몰탈 공법이란 게 원래 시멘트를 입히고 마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크랙(균열)이 발생하는 것이란 설명입니다. 때문에 균열 자체의 모양이나 크기가 불규칙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그 위에 투명 에폭시를 이용한 코팅으로 마감 처리를 했는데 그 두께가 1㎜ 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의도된 연출은 맞지만, 너무 얇게 코팅 처리를 하는 바람에 상당수 지점에서 코팅이 벗겨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부나마 시공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또 하나의 의문도 남습니다. 사실 가장 핵심적인 질문인데요, 과연 바닥만의 문제인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구조적인 결함을 드러낸 상징적인 균열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여기에 대해선 전날 서울시가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건축구조 분야 자문위원 3명이 설계도면과 5개 지점의 코어(샘플)를 채취한 결과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는 결론을 냈다는 것입니다. 시멘트 몰탈 부분에만 균열이 발생됐고 하중을 지지하는 슬래브에는 균열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대신 시민들이 불안해할 수 있으니 현장에 안내 표지를 해놓을 것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 측은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김현익 사무총장은 “눈에 보이는 곳에 이렇게 균열이 가게 시공을 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은 어떻게 했을지, 그런 부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선 자리에 앉아 바닥의 균열 부분을 살펴보고 사진을 찍는 고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불안감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안전에는 99%가 없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합리적인 의심은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주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시와 롯데가 한 번의 조사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점검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것만이 바닥의 금보다 더 크게 균열이 나고 있는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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