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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떼 쓴다는 말 너무 아팠는데"… 가족들 희망의 눈물 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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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차례 수색 요청한 곳서... 이제야 나온 게 이해 안돼" 가슴 쳐
"해수부 장관ㆍ해경창장에 앞으로 수색 계획 요구하겠다"
“우리가 (시신이) 없는데 찾아내라는 것처럼, 생떼 부리는 것처럼 모두가 말하지 않았나. 지금 우린 다 눈물 바람이다.”
세월호 실종자 추가 발견 소식이 전해진 28일 오후 진도 실내체육관. 황량하고 고요했던 체육관의 적막이 102일만에 실종자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깨졌다. 매일같이 하염없이 시신 수습 소식을 기다리며 아픈 몸을 끌며 체육관과 팽목항을 오갔던 실종자 가족들은 7월 18일 이후 102일만에 날아든 시신 수습 소식에 누구 가족을 떠나서 모두가 자기 가족인 양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다.
발견된 시신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단원고 2학년 황지현양의 부모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침착하고 진중한 성격으로 남은 실종자 9가족의 대표를 맡았던 아버지 황인열씨는 평소의 모습은 간데없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황씨는 “내 새끼여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동안 수차례 화장실을 수색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진작 수습이 되지 않고 이제야 나온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3개월째 매일같이 아침마다 팽목항을 찾아 딸 지현양의 아침밥상을 차렸던 어머니 심명섭씨도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시신이 물 밖으로 인양될 29일은 지현양의 생일이다.
실종자 가족들의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추가로 시신이 발견되면서 가족들은 굉장히 희망적인 동시에 (그간 수색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분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가족들이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김석균 해경청장에게 당장 진도로 내려와서 수색 계획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밤 늦게 모여 회의를 가진 가족들은 내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번 시신 수습은 수중수색이 한계에 부딪치고 세월호 인양이 제기되던 시점에 이뤄져 더욱 극적이었다. 지난 7월 여성 조리원의 시신이 수습된 이후 수색작업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고 이미 무너져 내린 다인실 SP1 구역의 수색작업도 난항을 거듭하면서 수중수색 방식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져갔다. ‘이제 그만 인양하라’는 여론 역시 큰 부담이었다. 22일에는 SP1의 남은 수색 공간의 천장과 바닥이 붙어 수색이 불가능하다는 일부 민간 잠수사들의 의견이 나오며 이 구역에 남은 시신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결국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24일 처음으로 “최후의 수색방안 중 하나로 세월호 인양도 조심스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6일에는 남은 실종자 9가족이 ‘수중수색 지속’과 ‘인양’을 놓고 무기명 투표를 해 ‘수색 지속’의견이 5가족, ‘인양’의견이 4가족으로 결국 수중수색을 지속하기로 결정을 냈다. 가족들이 수중수색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내용을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지만 하룻밤이 지난 28일 오전 다시 “인양을 해야 한다”은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범정부사고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날씨가 더 추워져 수중수색이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해서 10여일 후부터는 인양을 논의하는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제 인양 말은 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실종자를 찾아서 다행이지만 11월 중순부터 날씨와 바람 등으로 수색작업이 어려운데도 수중수색을 계속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도=박경우기자 gwpark@hk.co.kr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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