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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위한 콘텐츠 개발했더니 성공… 中, 포기해선 안 될 시장"

입력
2014.10.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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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기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양동기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흔히들 중국에서 운 좋게 성공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성공이 있기까지 우리는 철저히 중국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콘텐츠를 개발해 왔다.”

양동기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FPS(1인칭 총싸움)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내 성공에 대해 이렇게 힘줘 말했다. 그의 말처럼 업계에서 ‘운 좋은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스마일게이트는 2008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그러나 매출 49억원, 영업이익 19억원에 그쳤던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진출 6년 만에 매출 3,760억원, 영업이익 2,550억원을 올리는 업체로 급성장했다. 수년간 중국 온라인게임 1위 자리를 지켰고, 동시접속 600만명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이 같은 성공 배경에 대해 양 대표는 “2006년 크로스파이어를 한국에 내놨지만 이미 서든어택이라는 경쟁자가 인기를 끌고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며 “시장 선점효과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직 FPS 게임이 보급되지 않은 지역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곳이 중국이었다. 그때부터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과 실패한 게임뿐 아니라 문화, 현지 상황 등에 대해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 후 철저한 분석과 이해를 토대로 ‘오로지 중국인을 위해’ 게임을 개선해 나갔다. 중국인들은 게임에서도 자국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황금색을 선호하고, 특히 전통적인 건물 이 형상화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전통의상을 입는 것을 좋아해 여성 캐릭터에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혔고, 몸 전체를 황금색 용이 휘감고 있거나 붉은색에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총기 등 아이템을 만들었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의 실제 지명은 사용할 수가 없어 상상력을 동원한 차이나타운 지도를 새로 제작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이처럼 중국에 대한 이해가 먼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 업체가 중국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게임의 수준은 중국 게임보다 2, 3년 정도 앞서있다고 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중국은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고, 엄청난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 역시 많다. 그들은 양국 게임산업의 격차를 막대한 자금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는 게임을 단순 놀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 정부는 여전히 지원보다는 규제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 같다”며 게임을 대하는 정부의 시각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어려움은 커지고 있지만 중국은 한국 게임 업체들이 포기해선 안 될 시장이다. 중국에서의 성공 여부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로스파이어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양 대표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주목하고 있어 스마일게이트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게임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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