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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압박에 뉴욕 뉴저지 에볼라 강제격리 완화

입력
2014.10.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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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를 방문한 의료진과 여행객의 의무격리 명령이 인권침해 논란을 빚자 뉴욕주와 뉴저지주가 한발 물러서 조치를 완화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6일 성명을 통해 에볼라 집중 발병지역인 서아프리카를 방문하고 돌아온 의료진과 여행객은 하루 두 차례 검진을 조건으로 자택에 대기하도록 하겠다며 이틀 전 ‘의무격리 명령’을 철회했다. 가족 이외 방문객은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에볼라 최대 잠복기인 3주 동안 자택에 대기하는 바람에 급여를 받지 못할 경우 뉴욕주가 손해를 보전해주겠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공공 안전을 지키면서도 의료진의 서아프리카 자원봉사 위축을 막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당초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조만간 우리의 정책이 국가 정책이 될 것”이라며 격리 조치를 바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가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증상이 없는 사람은 자택에 머물도록 하겠다고 조치를 누그러뜨렸다.

앞서 미 백악관은 뉴욕주의 강제격리 조치에 대해 “과학적이지 않은 졸속 대응”이라고 비판하며 “쿠오모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게 조치를 철회하라고 계속 설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유로 “서아프리카에 미군 파병(4,000명 규모)이 곤란해진다”는 점 등을 들었다. 미 정부는 현재 서아프리카를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강제격리는 하지 않고 있으며, 발열 등 몸상태 역시 자발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시에라리온에서 의료활동을 마치고 뉴저지 뉴어크공항으로 귀국하다 강제격리 당한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33)는 연일 미 언론에 나와 이 조치를 비난하며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소송을 대리할 변호사는 26일 “히콕스가 에볼라 양성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관련 증상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격리명령은 헌법과 시민자유권의 심각한 침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에볼라 차단 지원 목적으로 서아프리카 파병 미군을 위해 특수 격리 시설을 갖춘 에볼라 환자 전용 수송기를 내년 1월까지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 수송기는 들것에 누운 환자 8명, 서서 이동 가능한 환자를 최대 12명까지 실을 수 있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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