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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맹탕·막말 국감 반성커녕 여야 낯 뜨거운 자화자찬 피날레

입력
2014.10.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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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생국감" 野 "내실 기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627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올해 국정감사가 27일로 막을 내리지만, 준비 부족과 잇단 파행으로 부실 국감이란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주간 ‘결정적 한방’이 없는 ‘맹탕 국감’이 이어졌지만 여야는 국감 종료를 하루 앞둔 26일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낯뜨거운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준비 부족에 맹탕·부실·막말국감 여전

올해 ‘맹탕 국감’은 예고된 부실이었다. 지난 수개월간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국회 공전으로 올해 국감이 불과 일주일을 앞두고 일정이 확정돼 준비기간이 엿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실제 3주간에 걸친 국감 기간 동안 카카오톡 감청으로 불거진 사이버 사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 다양한 이슈가 떠올랐지만 다각적인 문제 제기와 대안 모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국감 후반기에 들어서 야당이 방산 비리와 무분별한 자원외교로 인한 국부 유출 문제를 집중 공략하긴 했으나, ‘결정적 한 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국감도 기존 내용의 재탕 수준에 머물러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막말과 호통 국감은 여전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된 윤종승(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를 향해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 79세면 은퇴해 쉴 나이”라고 말해 ‘노인폄하 발언’ 논란을 초래했다.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의 질의 도중 새누리당 송영근, 정미경 의원이 ‘쟤는 뭐든지 빼딱’이라고 적힌 메모를 주고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여야 의원들간 시비가 붙기도 했다.

여야, 낯뜨거운 자화자찬만

그러나 여야는 일부 상임위 파행에 대해 상대 탓을 하면서도 “성과 있는 국감”이라는 낯뜨거운 자평을 내놨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카톡 사찰 논란, 증인채택 등 새정치연합의 정쟁으로 일부 상임위에서 국감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민의 편에서 생활밀착형 민생국감을 치렀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유례없는 정부여당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와 내실을 기했다”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결론은 박근혜 정부의 심각한 적폐 6가지”라며 ▦사이버사찰 ▦혈세낭비와 국부유출 ▦'박피아' 인사적폐 ▦복지공약 퇴행 ▦안보무능과 방산비리 ▦가짜민생과 초이노믹스를 꼽았다.

그러나 야당의 주무대인 국감에서 새정치연합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단편적인 문제 제기에 그쳤고, 여당도 정부 변호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야당은 정치적 이슈에만 초점을 맞춰 공격하고 여당은 정부의 방패막이 역할만 하다 보니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감사가 아닌 여야간 공방으로 변질됐다”며 “과거에 비해 성과가 미진한 국감”이라고 지적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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