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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밀폐공간서는 공기로도 전염?

입력
2014.10.23 11:38

환자 5%는 잠복기 21일 지나 발병

WHO 설명에 잇달아 문제 제기

서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보호 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잇따라 에볼라에 전염되면서 전문가들 중에서도 그간 알던 에볼라 상식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에볼라는 체액으로만 전염된다거나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설명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월에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왕리샹 무장경찰종합병원 응급구조의학센터 주임을 인용해 “에볼라는 공기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왕 주임은 “감염자의 혈액, 분비물, 구토물, 배설물 등이 땅에 떨어져 마른 뒤 먼지 형태로 떠돌 수 있기 때문에 먼지 전염도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비슷한 이야기가 22일 대한의사협회ㆍ대한간호협회의 공동 기자회견장에서도 나왔다.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료진이 에볼라 환자를 진료할 때 ‘에어로졸’로 감염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액체 상태의 작은 입자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있는 부유물이 생기기 어렵지만 수술실 등 밀폐공간에서는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최근 공기 감염 보고 사례가 있다”며 “공기 중 감염 가능성과 실험 결과, 역학 자료 역시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WHO는 여전히 “에볼라는 공기로 전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에볼라 감염을 의심하더라도 21일 동안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감염이 아니라고 믿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최근 허핑턴포스트는 ‘2014 뉴 잉글랜드 의학 저널’ 논문을 인용해 감염자 중 95%는 21일 안에 증상을 나타났지만, 나머지 5%는 그 이후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WHO가 발표한 전세계 감염자 9,936명을 이 수치로 계산하면 약 500명이 지금 알려져 있는 최대 잠복기 이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미국 드렉셀대학 찰스 하스 교수는 이 논문에서 21일 이후 감염 증상이 나타날 확률은 0.1~12%이고 30일이 지나면 0.01~5%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하스 교수는 이 때문에 에볼라 감염 위험에 노출된 기간이나 빈도, 개인 이력 등을 고려해 검역 기간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라고 공식 발표했으며, 에볼라 반응 검사나 격리도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이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서아프리카 발병국에서 온 지 21일 이내 사람들로 한정하고 있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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