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사퇴'…순항하던 김무성호 돌연 난기류

찻잔 속의 태풍이냐, 지도부 균열 기폭제냐 주목

출범 100일을 갓 넘은 새누리당 '김무성호'가 첫 번째 풍랑을 맞닥뜨렸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의 한계를 딛고 일약 3위를 하며 지도부에 입성한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당내에 큰 파장을 던지고 있다.

김 최고위원의 돌출적인 결정으로 끝나면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아니면 최고위로 대표되는 집단지도체제에 균열을 가져올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은 현 지도부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역대 지도부 총사퇴의 원인이 됐던 선거 패배와 같은 결정적 변수가 없고, 내년까지 전국 단위의 선거도 없어 당 체제를 새롭게 정비해야 할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대에서 김 대표와 각축전을 벌이며 2위를 차지했던 서청원 최고위원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최고위원 개인의 결정인데 지도부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개헌론이나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를 놓고 당청간 불협화음을 내는 와중에 나온 사퇴여서 김 대표로서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김 대표가 김 최고위원의 사퇴 의사를 철회하도록 설득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퇴 발표는 좀 이해가 안가지만 설득을 해서 철회하도록 할 것"이라며 오늘 오후라도 곧바로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당청 갈등이 증폭되고, 또 다른 돌발 변수가 돌출하면서 김 최고위원의 사퇴가 비주류가 중심축인 지도부 균열에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다른 최고위원까지 동반 사퇴할 경우 정치적으로 집단지도 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모두 9명으로 구성되는 당 최고위원회는 2명의 지명직과 2명의 당연직(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최고위원까지 4명을 제외하고, 5명의 선출직이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만의 사퇴로 일단락될 경우 한 달 이내에 후보 접수를 하고, 1천명 이내로 구성되는 전국위원회에서 보궐 선거를 통해 새로운 최고위원을 선출하면 된다.

이 경우 지난 7월 전대에서 떨어졌던 홍문종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다른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과 김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 간에 지도부 입성을 위해 경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