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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靑서 김무성에 돌직구

입력
2014.10.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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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당 대표 개헌언급 실수 아닐 것" 공개적 불쾌감 표시 고강도 경고

金 "어떤 반응도 보일 생각이 없다" 당청갈등 골 깊어져… 확전 소지도

청와대가 21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최근 개헌 발언을 정면으로 문제 삼는 한편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를 요구하면서 당청 갈등이 표면화했다. 김 대표가 “이미 사과를 한 문제”라며 직접 대응을 하지 않아 충돌은 피했지만 당청 관계의 경색은 불가피해 졌다. 개헌론은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그룹도 각을 세우는 현안이라서 자칫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알력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16일 개헌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가 하루 만에 “불찰이었다”며 철회한 것에 대해 “당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개헌을 언급했다고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김 대표를 겨냥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이 노트북 컴퓨터를 펼쳐 놓고 마구 받아 치는데 (개헌을) 마구 언급한 것은 기사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 아니냐”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논의 반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개헌론을 언급한 김 대표의 책임을 물었다.

청와대가 여당 대표를 강도 높은 발언으로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 개헌론이라는 ‘돌직구’를 던진 김 대표를 향해 강한 불신 내지는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가가 장기적으로 보다 나은 상태로 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 그것이 과연 개헌 논의냐”고 반문한 뒤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해 시급한 국정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일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연말 안에 반드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당이 처리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연내에 빨리 하지 않으면 여권의 의지를 국민들이 믿지 않게 되고 개혁도 갈수록 어렵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및 정홍원 국무총리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당정청 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연내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원내대표도 이날 주례회동을 갖고 공무원연금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각기 구성해 논의에 들어가기로 합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연말 정국의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청와대의 고강도 메시지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가 자신의 개헌 언급을 겨냥한 것에 대해 “이미 사과 입장을 밝혔고, 어떤 반응도 보일 생각이 없다”고만 말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연내에 하기를 바라고 해야 할 일이므로 우리도 한 번 해 보자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야당과 진지한 대화를 해서 함께 추진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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