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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국감 중단" 반발 부르기도

입력
2014.10.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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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자, 문서 사전 검열 의혹

감사원 국감 전날 저녁 '자료 폭탄'

김성주 총재 출장 핑계 "못 나간다"

피감기관의 각종 국감 방해가 올해 유독 심하자 야당이 뿔이 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근 ‘국감중단’까지 거론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자료 제출과 증인 출석을 강제할 제도가 정비되지 않는 이상 국감 무력화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이 공개한 ‘피감기관 자료 제출 거부 및 부실 자료 제출 사례’에 나타난 피감 기관의 자료 제출 거부 사례만 28건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이 “아직 자료가 취합되지 않았다”거나 “보안 유지가 필요하다” 등의 이유로 자료 제출 요구에 ‘모르쇠’로 버티는 경우들이다.

이번 국감 들어서는 자료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거나 국감 전날 한꺼번에 ‘방출’하는 꼼수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 회의장에서 ‘장관님 지시사항-의원 요구자료 처리지침’이란 제목의 공문을 공개하며 윤상직 산자부 장관이 국감자료를 사전 검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개된 문서에는 “의원실에서 산하기관으로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기관별 소관과가 답변서를 스크린 한 뒤 컨펌 후 전파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여야 의원들 공히 “국회를 우롱하는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해외출장 중에 있어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 떼고 있지만, 야당은 27일 종합 국감에서 적절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 증언ㆍ감정법률에 따라 윤 장관을 고발 조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감사원의 기습적인 무더기 자료 제출이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실은 국감 시작 한달 전부터 90여건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감사원에선 국감 전날 오후 5시를 넘겨서야 자료를 한꺼번에 제출해 손을 댈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사실상 국감을 하지 말라는 얘기였다”고 허탈해 했다.

더욱이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세월호 감사 관련 답변서는 제출되지 않아 국감 당일인 15일 점심 시간에서야 직접 열람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답변서엔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되지 못한 인원들이 선체 내부에 있을 가능성 있다’는 내용을 오전에 대통령께 보고했다는 내용만 적혀 있었다. 그러나 감사원이 지난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구체적 보고 시간대까지 청와대가 답변했다고 밝혀, 감사원이 처음부터 청와대를 감싸려고 면죄부 감사 보고서를 꾸몄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야가 부르기로 합의한 주요 증인들이 불출석 사유서만 던져 놓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막무가내 행태도 여전했다. 16일 열린 농해수위 국감에선 세월호 참사 관련 핵심 증인인 이준석 선장이 “재판에 불리한 증언은 거부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은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했지만, 사후 처벌과 무관하게 당일 국감은 이미 맥이 빠져 버렸다.

대표적 보은인사 논란의 당사자인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역시 23일 복지위 국감을 앞두고 해외 출장을 핑계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야당에선 국감 일정 자체를 변경하는 고육책까지 검토하고 있다. 복지위 소속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20일 “의도적으로 국감을 회피하겠다는 뜻으로 출석하지 않으면 고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주요 증인의 경우 불출석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사전에 출석을 강제할 제도를 마련해 국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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