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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사경을 헤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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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자 어머니 하소연, 부상자 11명 중 2명 위독
“아들이 사경을 헤매고 있어요. 기도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니 도와주세요. 다른 데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중상을 입은 최모(50)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20일 삼성서울병원 중환자 가족대기실에서 만난 최씨의 어머니는 면회를 막 마친 듯 마스크를 쓴 채 매우 힘든 표정이었다. 참척의 슬픔을 겪고 있는 그에게 사고 원인이나 책임자 처벌 등은 아직 먼 이야기였다.
사고가 일어난 광장 옆 건물에 근무하던 최씨는 휴식시간에 잠시 건물 밖으로 나와 공연을 보다 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구조대에 의해 분당제생병원으로 이송된 최씨는 가족들의 요청으로 18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를 처음 진료한 분당제생병원의 하영록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골반 골절과 폐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재 최씨의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지인 등에 따르면 20여m 높이에서 떨어진 최씨는 갈비뼈를 비롯해 온몸의 뼈들이 골절돼 즉시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폐 손상으로 장시간 수술을 견딜 수 없는 상태다. 극심한 고통을 견디기 위해 진통제 주사만 맞으며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구조 당시 스스로 호흡하고 의식도 있었지만 상태가 악화해 기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호흡을 유지하고 있으며 의식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풍구 추락사고 부상자 11명은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성남의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제생병원, 분당 차병원, 정병원 등 6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최씨와 김모(20)씨의 상태가 가장 위중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김씨는 다발성 골절로 개복 수술을 시행했지만 장기들이 심하게 부어 있어 출혈 부위를 막는 등 응급조치만 하고 수술을 마쳤다. 20일 재수술에서도 개복은 했으나 장기들의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봉합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현재 수술을 마친 김씨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씨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정모(30)씨는 목뼈 두 개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정씨의 어머니는 “폐 상태가 안 좋아 수술을 못 하고 있다는 얘기를 의료진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나머지 부상자 8명은 조금씩 건강을 되찾고 있다. 천모(41)씨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미 부러진 코뼈와 정강이뼈 수술을 받았고, 22일 양팔 골절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경과가 좋아 2차 수술에서 회복하면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세 명도 곧 건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몸통과 종아리뼈가 부러진 김모(41)씨, 다발성 타박상을 입었던 김모(29)씨도 곧 일반병실로 옮길 전망이다. 처음부터 일반실에 입원했던 장모(36)씨도 20일 다발성 골절 수술을 무사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제생병원에 입원한 윤모(40)씨는 당초 폐와 복부 손상으로 출혈이 심했지만 상태가 호전돼 22일 척추 수술을 받는다. 광대뼈가 부러지면서 눈 밑이 심하게 부어 수술을 미뤘던 정모(45)씨도 곧 수술 날짜를 잡기로 했다. 환풍구 덮개 1m 아래 턱에 걸려 큰 화를 면하고 타박상만 입은 이모(31)씨와 무릎 인대가 파열된 한모(32)씨도 정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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