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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에볼라 퇴치 숨은 공신은 IT?

입력
2014.10.2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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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2일 동안 신규 에볼라 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나이지리아를 에볼라 퇴치국가로 공식 선언했다. 8명의 사망자까지 낳으며 에볼라 확산의 거대한 진원이 될 것이란 우려를 샀던 나이리지아가 에볼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자 지구촌의 대(對) 에볼라 전선에 희망이 깃드는 모양새다. 나이리지아의 인구는 1억7,000만명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다. 나이지리아가 에볼라를 퇴치한 비법은 무엇일까?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 정보통신기술(IT)을 주요 공신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치과의사 로왈 바카레(31)는 라고스의 어린이 20만명이 동시에 양치질을 하도록 만들며 이 분야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해서 얻어낸 기록이었다. 바카레는 최근 SNS를 에볼라와 싸우는 도구로 용도를 바꿨다.

7월 라이베리아인 에볼라 감염자가 입국한 뒤 나이지리아에선 20명이 감염됐고 이중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라리온이나 기니, 라이베리아처럼 에볼라가 창궐할 위기에 처했다. 바카레는 정부와 비정부기구가 펼치는 에볼라와 관련한 캠페인을 SNS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고 이는 에볼라의 확산 방지에 큰 기여를 했다. 대중들은 SNS로 얻은 정보로 에볼라에 대처했다.

FT는 IT가 에볼라 퇴치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신뢰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나이리지아의 휴대폰 사용자는 1억1,400만명이다. 5,500만명이 인터넷 가입자이고 1,100만명은 페이스북 계정을 가지고 있다. 불과 13년 전만 해도 전화선에 연결된 인터넷을 인구 300명 중 1명만이 겨우 접속하는 수준이었다. 가히 IT혁명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비영리기관이 만들어 배포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에볼라 감염자의 증상은 어떠한지, 환자와의 접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의 정보를 습득했다. 바카레가 에볼라에 대한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룬‘에볼라 경고’(@Ebola Alert)라는 계정은 하루 20만4,000명이 찾기도 했다.

IT기술에 기대 에볼라 퇴치에 성공한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IT를 지렛대로 삼은 정치적 변화도 기대한다. 바카레는 “우리가 지금 관찰하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며 “(SNS와 사람들 사이에서)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정치인과 민초들의 관계를 중개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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