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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인구통제 위해 미국이 퍼뜨렸다" 음모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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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세계 전염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 치명적인 전염병을 둘러싼 ‘음모론’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라이베리아 신문 데일리 옵서버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단순한 의료 재해가 아니라 세계 인구 감소를 위한 미국의 계략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에볼라는 미국이 세계인구 통제를 위해 만들어 낸 새로운 형태의 ‘생화학 무기’라는 주장이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온라인에서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에볼라 바이러스를 일부러 퍼뜨린 후 제약회사들과 손을 잡고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심지어 ‘뉴월드 오더’에 속한 엘리트들이 에볼라 검역과 여행 금지를 통해 결국 전쟁 법령을 만들 것이라는 기사도 나왔다. ‘뉴월드 오더’는 세계 지배를 꾀하는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재벌, 종교지도자 등이 참여한 조직으로 역시 음모론의 일종이다.
에볼라 음모론의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에 불과하지만, 그 중 몇 가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미국 힙합가수 크리스 브라운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구 통제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13만명이다.
보건 당국이 대형 제약회사와 결탁해 에볼라를 치료하는 백신을 만들어 이익을 노린다는 음모론에 대해 플로리다 레빈법대 마크 펜스터 교수는 “이 음모론은 우리의 건강관리 시스템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펜스터 교수는 “달갑지 않지만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민간기업들이 항상 그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런 음모론이 퍼진 이유도 그런 믿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음모론은 항상 논란이 되는 사건들에 그림자처럼 함께 해온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한다. 대체로 거짓말이거나 얼른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것들이지만, 학자들 중에는 음모론이 결국 사회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의미를 찾는다. 정치학자인 시러큐스대 마이클 바쿤 명예교수는 “음모론은 정확한 정보가 아니지만 사람들의 불안을 반영한다”며 “질병이 특히 음모론에 휩싸이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고 전염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모론은 “당혹과 두려움의 산물”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지수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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